옥스퍼드, 10억원 받고 120년 역사 석좌명에 중국 텐센트 병기

입력 2021-02-09 17:34
옥스퍼드, 10억원 받고 120년 역사 석좌명에 중국 텐센트 병기

더타임스 "영국 대학과 중국기업 간 긴밀한 관계 보여줘" 지적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영국 옥스퍼드대가 유명 석좌 프로그램 이름에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 이름을 병기하는 대가로 70만 파운드(10억8천만원)를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9일(현지시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텐센트는 옥스퍼드대에 70만 파운드를 기부했고, 옥스퍼드대는 유명 물리학 석좌 프로그램인 '와이크햄' 명칭을 '텐센트-와이크햄'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와이크햄은 1900년에 제정된 물리학 석좌 프로그램이다. 1379년 옥스퍼드대 내 뉴컬리지를 설립한 윌리엄 오브 와이크햄 주교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더타임스는 옥스퍼드대와 텐센트 간 거래는 영국 대학들과 중국 기업 사이에 더욱 긴밀해진 관계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더타임스는 전날 영국 대학의 학자 200여 명이 중국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제조를 의도치 않게 도운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영국의 고등교육 감독기관인 학생지원센터(OFS)는 영국 대학들과 중국 간의 연계를 단속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OFS 측은 "학문적 아이디어의 자유로운 교환을 존중하지만, 우리는 최첨단 기술 및 비밀의 수호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옥스퍼드대 총장과 홍콩의 마지막 총독을 역임한 크리스 패튼은 데일리메일에 "영국 대학과 중국 간 관계를 종합적으로 조사하자는 제안에 강력히 찬성한다"고 말했다.

텐센트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의 운영 기업으로 지난달 시가 총액이 1조 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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