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투자로 뜨거워진 비트코인…한때 4만8천달러 넘어

입력 2021-02-09 16:35
수정 2021-02-09 16:35
머스크 투자로 뜨거워진 비트코인…한때 4만8천달러 넘어

"연말 10만달러로 올라" 전망도…가격변동성에 부정적인 평가도 '여전'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15억달러(약 1조7천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다는 소식에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시장이 9일 뜨겁게 달아올랐다.



가상화폐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4시 현재 4만8천달러선을 넘어서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테슬라가 8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1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구매 사실을 공시하고 "가까운 미래에 제품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용인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실제 테슬라와 같은 선도 기업이 비트코인을 자사 재무회계 수단으로 끌어안자 다른 대기업들도 테슬라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

캐나다에 본사를 둔 투자은행 RBC캐피털마켓은 투자자 메모에서 전자지갑 앱인 애플 월렛을 가상화폐 거래용으로 개발하면 상당한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애플이 테슬라의 뒤를 이을 만하다고 예상했다.

테슬라가 이번에 비트코인을 매입한 15억달러는 테슬라 현금 보유액의 8% 수준이지만 이처럼 비트코인을 사두는 기업이 늘어나게 되면 수요는 기하급수로 늘 수밖에 없다.

가상화폐 투자사 갤럭시 디지털의 창업자인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미국 내 모든 기업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비트코인 가격이 연말에 10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인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조지타운대 제임스 엔젤 부교수는 "기업의 관리자들은 일반적으로 보수적이어서 안전한 유동 자산에 투자한다"며 "하루에 10% 급등락하고 한달이면 50%씩 오르내리는 비트코인은 좋은 가치 저장 수단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비트코인은 2017년에도 2만달러를 상회하며 당시로는 기록적인 수준까지 올라갔다가 2019년 초에는 3천달러 수준으로 폭락해 뒤늦게 뛰어든 투자자들에게 엄청나게 큰 손실을 안겨준 적이 있다.

비트코인은 거래 수단 등의 활용성 면에서도 아직은 떨어진다.

블록체인 전문 분석기업 체인널리시스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4월 비트코인 거래의 1.3%만이 상거래에서 나왔다.

외환거래 회사 오안다의 분석가인 제프리 핼리는 "비트코인 열풍은 단기적 투기 모멘텀에 추동되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얼마까지 오른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비트코인이 일상에서 어떻게 쓰일지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pseudoj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