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문가 영토분쟁 일본에 "서방권 국가와의 갈등 조정자"
현지 외교전문가, 유력일간 코메르산트서 평가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일본이 러시아와 미국 등 서방권 국가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격한 갈등 속에서 이를 완화할 조정자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현지 유력일간인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전(前) 주일 러시아 대사인 알렉산드르 파노프 모스크바 국립국제관계대학(MGIMO) 외교학과장은 일본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파노프 학과장은 일본이 서방권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러시아와 일본과의 관계가 미국 등 서방권 국가들과의 관계만큼 적대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런 점들은 일본이 서방권 국가들과 러시아 사이에서 잠재적인 조정자가 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드미트리 스트렐초프 MGIMO 교수 역시 코메르산트에 "일본이 우크라이나 갈등 속에서 서방보다 러시아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으며, 러시아와 서방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파노프 학과장은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자국의 '북방영토의 날'(7일)을 맞아 러시아와의 평화협정 및 공동사업들에 대해 대화를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스가 총리가 아베 신조 전 내각의 '투 트랙' 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북방영토 등의 민감한 문제와는 별도로 경제협력은 지속해서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다.
일본은 러시아의 풍부한 천연가스(LNG) 등에 꾸준히 관심을 보이는 국가 가운데 하나다.
다만 남쿠릴열도 4개 섬의 영유권을 놓고 벌이는 갈등은 일본이 러시아와 풀어야 하는 중요 과제다.
일본은 1855년 제정 러시아와 체결한 통상 및 국경에 관한 양자조약을 근거로 이 섬들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열도를 통제 중인 러시아는 남쿠릴열도가 2차 대전 종전 후 전승국과 패전국 간 배상 문제를 규정한 국제법적 합의(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등)에 따라 합법적으로 러시아에 귀속됐다면서 반환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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