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에 한국전 참전 미 노병 70년만에 고교 졸업장
"전투기 탑승하고 이승만 전 대통령과도 악수"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한국전쟁에 참전하느라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미국 노병이 거의 70년만에 졸업장을 받았다.
9일 abc 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88세의 빈스 골렘비오브스키는 1950년 고교 졸업반이던 3학년 때 미국 공군에 입대, 한국전에 참전했다.
당시 17세로 오하이오주(州) 클라이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그는 졸업을 불과 몇개월 밖에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는 입대 후 한국전에서 F-86 전투기와 C-54 수송기에도 탑승했으며, 이승만 당시 대통령과 악수도 했다고 밝혔다.
제대한 골렘비오브스키는 평소 자녀, 손주, 증손주에게 고교 졸업장에 대한 소망을 이야기해왔다.
이에 가족들은 지난해 클라이드 고등학교에 연락해 골렘비오브스키가 한국전 참전을 위해 졸업장을 희생했다고 호소했다.
결국 그는 지난 1월 26일 모교로부터 졸업장을 전달받게 됐다.
클리이드 고등학교의 조 웹 교장은 "국가에 대한 봉사에 감사드리며 졸업장을 수여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골렘비오브스키는 졸업장을 받아들고서는 "믿을 수 없다"면서 눈물을 훔쳤다.
그의 손녀인 크리스타 에르난데스는 "졸업장은 증조할아버지가 평생 이야기해온 것"이라며 "매우 놀랍고 감동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증손녀인 매디슨 에르난데스는 "증조할아버지가 졸업하는 것을 실제 보게 돼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도 골렘비오브스키의 고교 졸업장이 "절대 늦지 않았다"는 제목으로 크게 보도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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