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과거 불법 사례 확인에 해외 입양 중지"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네덜란드 정부가 8일(현지시간) 과거 해외에서 자국으로 어린이가 입양되는 과정에 불법 행위 등이 있었던 것이 확인되자 해외 입양을 중지했다고 AP,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네덜란드 정부가 설치한 국가간 입양 조사위원회는 1967∼1998년 방글라데시, 브라질,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등 5개국에서 자국으로 이뤄진 입양을 조사했다.
그 결과 친부모를 찾을 수 없도록 서류를 위조하거나 강압을 통해 친부모에게서 아이를 빼앗거나 돈을 주고 산 사례 등을 발견했다.
이 위원회는 입양아들이 성인이 된 뒤 자신의 뿌리를 찾아 나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출생 서류가 위조됐거나 사라졌거나, 불법 입양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설치됐다.
산더르 더커르 네덜란드 민권 담당 장관은 이날 일부 국가의 경우 너무 많은 것이 우리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다면서 입양을 중지함으로써 우리는 어린이들과 그들의 생물학적 부모를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부모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 80개 국가에서 어린이 4만명 가량을 입양했다. 최근에는 줄어들어 2019년에는 145명이 입양됐다.
더커르 장관은 이번 중단 조치를 발표하는 서한에서 피해를 본 입양 어린이들과 입양한 부모들, 친부모들에게 내각을 대표해 사과했다.
그는 이미 진행 중인 입양은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되며, 전문적인 기구를 설치해 입양인들이 친가족을 찾는 것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 같은 악용에 취약하지 않은 해외 입양 시스템 설계 여부는 차기 정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르크 뤼테 총리가 이끄는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달 보육 보조금 스캔들로 내각이 총사퇴했으며, 내달 17일 예정된 총선 때까지 관리 역할을 맡고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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