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영국 치과 '엉망'…2년 대기에 스스로 발치까지
영국 시민단체 사례조사 발표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영국의 치과 사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첫 봉쇄 때 치과가 몇주간 닫은 여파가 있는 데다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예전보다 환자를 적게 보는 탓이다.
영국 시민단체 헬스워치(Healthwatch)는 작년 10월부터 12월 사이 치과 진료와 관련한 1천129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상당수는 치과 진료를 받기까지 두세 달을 기다려야 했고, 한 명은 예약이 2년 후로 잡혔다.
치통이 심한 경우도 '응급'이 아니라는 말을 듣거나 항생제 처방만 받고 추가 치료를 받지 못했다. 40군데 이상 전화를 돌려보다가 통증을 참지 못해서 스스로 이를 뽑은 경우도 있었다.
치과에서는 자가 치료 장비를 구매하라고 권유했고, 부러져서 뾰족한 이 끝을 손톱 다듬는 도구로 갈라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결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치과 예약을 포기하고 치료비가 비싼 민간 병원으로 간 경우도 많았다.
폴 미첼(48)씨는 이 크라운이 헐거워져서 지역 모든 치과에 전화를 돌렸지만 치료를 받을 수가 없었다. 고름이 차서 항생제를 먹는 고충을 겪은 뒤에 결국 민간 병원으로 가서 700파운드(약 107만원)에 치료를 받았다.
헬스워치 회장인 로버트 프랜시스 QC경은 치과가 "엉망인 상태"라며 "치료를 받기 매우 어렵다는 이들의 숫자가 상당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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