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빙하홍수'로 30여명 터널에 갇혀…"저온·진흙에 구조 난관"(종합)

입력 2021-02-08 17:38
印 '빙하홍수'로 30여명 터널에 갇혀…"저온·진흙에 구조 난관"(종합)

또 다른 터널서는 12명 구조…"18명 사망·200여명 실종"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州) 히말라야 고산 지대에서 7일 발생한 '빙하 홍수'로 노동자 30여명이 수력발전소 인근 터널 속에 갇힌 것으로 파악돼 당국이 이들의 구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8일 NDTV 등 인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 군경 등은 우타라칸드주 참몰리 지구 타포반-비슈누가드 수력발전소 부근 터널에서 이틀째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군경은 전날 900m 길이의 터널2에서 발전소 노동자 12명을 구조했으며 현재 터널1에 갇힌 노동자 30여명을 구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터널 생존자인 라제시 쿠마르는 AFP통신에 "우리는 터널 안쪽 300m 지점에서 작업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휘슬 소리와 함께 밖으로 나오라는 소리가 들렸다"며 "밖으로 달리기 시작할 때 물이 쏟아져 들어왔는데 마치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말했다.

비베크 판데이 인도-티베트 국경 경찰(ITBP) 공보관은 "애초 터널2에 16명이 갇힌 것으로 알려졌는데 구조 작업 끝에 12명을 구조했다"며 "이들 중 3명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판데이 공보관은 "이제 우리는 30명가량이 갇힌 것으로 보이는 터널1 수색 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당국자를 인용해 이 터널에 갇힌 이의 수가 37명이라고 보도했다.

이 터널은 2.5㎞ 길이로 차량이 들락거릴 수 있는 크기다. 당국은 중장비를 동원해 밤새 터널 입구의 바위 등 잔해를 치웠지만 발전소로 연결되는 도로가 이번 홍수로 유실돼 추가 장비·인력 동원 등이 쉽지 않은 상태다.

또 고산 지대라 현지 기온이 매우 낮은데다 진흙 등이 터널 내부를 막은 상태여서 구조가 더욱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빈 쿠마르 국가재난대응군(NDRF) 사령관은 "지형의 기복이 심하고 기온도 영하로 떨어져 구조 작업이 쉽지 않다"며 "하지만 우리는 최신 장비를 최대한 활용해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힌두스탄타임스는 ITBP 관계자를 인용, 구조대가 터널 안쪽으로 80m가량 진입했지만 남은 잔해가 100m가량 더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터널에 갇힌 이들은 대부분 발전소 관련 노동자들이지만 이들이 어떤 이유로 터널에 들어갔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홍수의 물살이 워낙 강력했기 때문에 이들의 생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함께 군경, NDRF 등 지상 인력 수백 명과 공군 항공기 및 해군 잠수부대원, 선박도 다른 지역을 광범위하게 수색하고 있다.

전날 오전 우타라칸드주 난다데비산(해발 7천816m) 인근 지역에서는 빙하 붕괴가 촉발한 홍수가 발생했다.

쓰나미처럼 강력한 급류는 리시강가 수력발전소(13.2MW 규모)와 타포반-비슈누가드 수력발전소(520MW 규모) 등 두 곳을 덮쳤고 다리 5개와 도로, 근처 마을 일부까지 휩쓸고 지나갔다.

특히 리시강가 수력발전소 시설물과 댐은 완전히 부서져 떠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우타라칸드 주정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현장에서 18구의 시신을 찾아냈다"며 "구조된 인원은 총 15명"이라고 밝혔다.

트리벤드라 싱 라와트 주총리는 200명 이상이 실종됐다고 설명했다. 실종자 대부분은 두 발전소의 노동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하류 댐 두 곳의 물을 비웠고 인근 마을 주민도 대피시켰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우타라칸드주에서 발생한 불행한 상황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인도는 우타라칸드와 함께 하고 있으며 현장 모든 이의 안전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히말라야산맥 서쪽 자락이 자리 잡은 우타라칸드주는 홍수와 산사태에 취약한 지역으로 꼽힌다.

2013년 6월에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히말라야 쓰나미'로 불린 산사태와 홍수가 발생, 6천 명가량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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