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밀 브리핑 제공에 신중한 백악관 "정보당국이 결정"

입력 2021-02-08 11:53
트럼프 기밀 브리핑 제공에 신중한 백악관 "정보당국이 결정"

"전직 대통령에 정보 브리핑 '관례'

대변인 "대통령 우려하면서도 정보팀 결정 신뢰할 것"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 백악관은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기밀 접근을 허용할지 여부는 정보 당국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덕"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던 것에서 한발 물러선 입장을 취한 것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민감한 정보 접근에 우려를 표했다"면서도 "하지만 그는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브리핑 요청시 어떻게 정보를 제공할지 결정하는 데 자신의 정보 팀에 깊은 신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5일 CBS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행동"을 이유로 그가 기밀 브리핑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키 대변인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보 접근을 차단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검토 중"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미국에서 전직 대통령들은 현직일 때와 같은 등급의 일간 브리핑을 받지는 않는다.

다만 이들은 현직 정보 당국자들로부터 브리핑을 받는 게 일반적이며, 이는 예우이자 관례인 동시에 전 대통령으로서 외국에 방문하거나 고문 역할을 하는 데 대비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재입성을 노리고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꾀하는 데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수전 고든 전 국가정보국(DNI) 수석부국장은 지난달 15일 WP 기고문에서 "나쁜 의도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정보기관 보고를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기밀 언급과 관련해 수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취임 초인 2017년 백악관 집무실에서 러시아 외무장관과 주미대사에게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시도와 관련한 첩보를 언급했다는 논란이 일었고, 2019년 8월엔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를 촬영한 항공 사진을 트윗에 첨부했다가 구설에 올랐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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