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정치권, 대선 일정 합의 실패…정국 위기 직면

입력 2021-02-07 22:02
소말리아 정치권, 대선 일정 합의 실패…정국 위기 직면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동아프리카 소말리아의 정치 지도자들이 지난 5월부터 미루어오다 오는 8일로 데드라인이 설정된 대선 일정을 합의하는 데 또 실패했다.

소말리아는 지난 며칠간 연방정부와 지방정부가 대선을 8일 치르는 것으로 최종적으로 확정하기로 하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6일(현지시간)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모하메드 압둘라히 파르마조 소말리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2월 8일 치른 대선에서 승리하고서 같은 달 16일 취임해 오는 8일로 임기가 끝난다. 파르마조 대통령은 재선을 노리고 있다.

이날까지 양측이 선거 일정 합의에 실패함에 따라 이미 이슬람 무장단체의 위협과 메뚜기떼의 내습, 그리고 극심한 식량난을 겪는 소말리아 정국이 또다시 위기에 직면했다.

파르마조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서 자신의 정부는 "전적으로 타협하는 자세"를 견지하며 막판 타결을 기대했으나 "불행히도 기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그러나 "아직 희망은 있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그리고, 추가 협상을 위한 일정을 잡기로 했다"고 전했다.

파르마조는 그러면서 반(半) 자치주 주바랜드와 소말릴란드가 지난해 9월 합의한 2020년 의원 선거와 2021년 초 대선을 거부해 이날 결과로 이어졌다며 비난했다.

지난해 9월 이뤄진 합의는 선거 진행 방법에 대한 이견, 대통령과 지방정부(특히 주바랜드) 간 불신 탓에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의 주바랜드 지도자인 아흐메드 마도베는 이날 자신의 행정부가 진정성을 갖고 협상에 임했으나 줄곧 장애를 만나고 저항에 부딪혔다고 반박했다.

케냐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주바랜드는 소말리아 영토에서 비교적 풍족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주바랜드 정부는 그러나 중앙정부가 주바랜드의 게도 지역에서 진행된 최근 선거를 통제하려고 하는 등 내정에 개입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마도베는 "우리는 앞서 대통령에게 (주바랜드의) 선거에 간섭하지 말고 대통령 자신의 선거 유세에 집중하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한 바 있다.

파르마조 대통령은 특히 "외세의 개입"으로 선거 과정이 훼손되고 있다며, 인근국 케냐가 주바랜드의 군대를 지원해 양국 간 긴장을 조성한다며 내정간섭 등을 이유로 최근 케냐와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케냐는 주바랜드의 지도자인 마도베를 동맹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주바랜드가 케냐에 잠입해 테러를 일삼는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를 견제하는 완충지대의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소말리아는 1991년 시아드 바레 대통령의 독재 정권이 무너지고 혼란에 빠졌다.

이어 수년간 이어진 부족 분쟁 끝에 이슬람 극단주의를 표방하는 반군 조직 알샤바브가 발현해 한때 소말리아 영토 대부분을 장악했으나 지금은 농촌지역으로 숨어들었다.

현재 소말리아 중앙정부는 영토의 일부분만 통제하며 대부분 지방은 군벌들이 지배하고 있다.

앞서 유엔(UN), 아프리카연합(AU), 그리고 소말리아를 지원하는 국제 파트너들은 지난주 선거 절차를 뒤엎으려는 어떠한 시도도 묵과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소말리아는 부족 지도자들이 선정한 특별 대표단이 선택한 의회 의원들을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접 선거 방식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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