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접견 거부된 아웅산 수치…마라톤 조사에 추가 기소 의혹
이미 불법 워키토키 소지혐의 기소…현지서 반역죄 기소설도 나돌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지난 1일 쿠데타 발발 직후 구금된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변호인 접견도 거부된 채 마라톤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무성한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군부가 수치 고문에게 형량이 무거운 반역죄 등 다른 혐의를 씌울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6일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수치 고문의 변호인은 전날 수도 네피도에서 언론과 만나 수치 고문이 네피도 자택에서 가택 연금돼 있다고 밝혔다.
쿠데타 당일 군부에 의해 구금된 윈민 대통령의 변호인도 함께 맡은 킨 마웅 조는 기자들에게 "두 사람을 만날 수 없었다"면서 "아직도 조사 중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수치 고문은 쿠데타 직후 자신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사전 성명에서 미얀마 국민들에게 쿠데타를 인정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비폭력 저항운동'에 나서달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NLD 대변인인 찌 토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치 고문이 건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수치 고문이 자택에서 산책도 자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군정이 변호인 접견을 차단한 채 수치 고문을 계속 조사 중이라고 밝히면서 여러 추측이 나올 전망이다.
이미 군정은 지난 3일 수치 고문에 대해 워키토키(휴대용 소형 무선송수신기) 6대를 불법으로 수입해 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로 전격적으로 기소했다.
쿠데타 당일 군인들이 수치 고문 자택을 뒤져 이 워키토키들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 장치는 수치 고문의 경호 인력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법원은 경찰이 오는 15일까지 수치 고문을 구금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런 가운데 군정이 계속해서 수치 고문을 조사 중이라면, 기존 혐의 외에 다른 범죄 혐의를 씌우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쿠데타 이후 현지 SNS에서는 군정이 수치 고문을 반역죄로 기소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고 dpa 통신은 전한 바 있다.
반역죄 형량은 최소 20년에서 사형까지다.
변호인인 킨 마웅 조가 이날 기자들에게 "법을 위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건없는 석방을 원한다"면서도 "우리는 최선을 바라지만 최악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세간의 관측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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