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 나왔다…셀트리온 '렉키로나주' 허가(종합)
'3중' 자문 마지막 단계…3상 자료제출 조건부, 고위험군 경증·중등증 한정
10만명분 즉시 투여가능…영국·남아공발 변이에 대한 효과는 확인된 바 없어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셀트리온[068270]의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CT-P59)가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투여 대상은 코로나19 고위험군 경증과 중등증 성인 환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5일 오전 10시부터 오일환 중앙약사심의위원장 등 외부 전문가 3인과 김강립 식약처장 등 식약처 내부 5인이 참석한 최종점검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최종점검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렉키로나주에 대해 올해 12월 31일까지 임상 3상 시험결과를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품목허가를 하기로 했다. 셀트리온은 전 세계 10여개국에서 1천172명의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3상에 착수했다.
다만 투여 대상은 고위험군 경증이나 중등증 환자에 한정된다. 여기서 '고위험군'이란 60세 이상이거나 심혈관계 질환, 만성호흡기계 질환, 당뇨병, 고혈압 중 하나 이상을 가진 집단을 말한다. '중등증 환자'는 폐렴의 임상적 증상이 있거나 폐렴이 영상학적으로 관찰된 환자다. 중증 폐렴환자는 제외된다.
다만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경증 코로나19 환자에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강립 처장은 이날 충북 오송 식약처 브리핑에서 "(경증 환자 투여는) 원칙적으로는 가능하지 않다"면서도 "의료진이 임상적 판단에 의해 꼭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사용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경우 허가 전 전문가들로 구성된 검증자문단, 중앙약심, 최종점검위원회로 이어지는 '삼중' 회의의 자문을 거치도록 했다.
검증자문단은 경증 및 중등증 환자 투여를 위한 렉키로나주의 품목허가를 권고했으나, 뒤이은 중앙약심은 경증 환자의 범위를 고위험군으로 제한했다. 이날 최종점검위원회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다.
최종점검위원회는 허가심사에 필요한 주요 자료가 충실히 제출됐고, 안전성과 효과성에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허가된 용법·용량에 따르면 이 약은 성인 체중 1㎏당 40㎎을 90분(±15분)간 정맥으로 주사해야 한다.
이로써 렉키로나주는 국내 개발 의약품으로는 최초로 허가받은 코로나19 치료제가 됐다. 전 세계에서는 일라이릴리, 리제네론 항체치료제에 이어 세 번째로 규제당국의 검증을 받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다.
셀트리온은 이미 지난해 환자 10만명이 쓸 수 있는 렉키로나주 생산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의료현장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오늘부터라도 투여가 가능하다.
김 처장은 "이 약의 투약을 통해 중증 이환을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면 방역전략에 있어서도 중증환자에 대한 치료 부담, 의료적 부담을 경감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국내 지역사회에도 침투한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발(發)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 처장은 "이 부분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결과를 확보하고 있지 못해 명확한 답변을 하기가 어렵다"며 "질병관리청도 셀트리온과 합동으로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또 "국내 변이 바이러스 확산 사례가 아직은 매우 소수고, 기존에 국내에서 유행했던 6개 (변이) 유전자 타입에 대해서는 저희가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현재 허가는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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