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된 곡물 많이 먹을수록 심장병ㆍ사망 위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고도로 정제된 곡물은 정제되지 않은 통곡물(whole grain)보다 심뇌혈관 질환과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통곡물은 곡물 낱알에 배젖(endosperm), 싹(germ), 겨(bran) 등 3대 성분이 모두 함유된 것을 말한다. 따라서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 필수지방산 등이 정제된 곡물보다 많이 들어있다. 정제된 곡물은 정제 과정에서 이러한 영양소들이 제거된다.
캐나다 맥매스터(McMaster) 대학 인구보건 연구소(Population Health Research Institute)의 마시드 데간 교수 연구팀이 세계 5대륙의 21개 저-중-고소득 국가에서 총 13만7천130명(35~70세)을 대상으로 평균 9.4년 간 진행된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4일 보도했다.
이들은 '도시-농촌 전향적 역학 연구'(Prospective Urban and Rural Epidemiological Study) 참가자들로 심뇌혈관 질환 병력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들 중 60% 이상이 쌀이 주식인 아시아 지역에 살고 있었다.
정제된 곡물 섭취량이 가장 많은(하루 350g 이상) 사람은 가장 적은(하루 50g 이하) 사람보다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 발생률이 33%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사망 위험도 27% 높았다.
정제된 곡물을 많이 섭취할수록 혈압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제된 곡물로 간주되는 백미는 섭취량과 심뇌혈관 위험 증가 사이에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백미가 품종에 따라 다른 정제된 곡물보다 영양적인 이점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를테면 탄수화물의 질을 개선하면 건강 식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제된 곡물은 통곡물보다 섭취 후 혈당을 급속하게 상승시킨다. 이 때문에 인슐린 분비가 증가하면서 결국에는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요인인 대사기능 장애, 복부 비만을 가져오게 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의학 저널(BMJ: British Medical Journal)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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