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순직경찰 떠나는 길…대통령·부통령·의회·군지도부 총출동
의회난입 때 숨진 시크닉 경관…추모식 후 알링턴국립묘지 안장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의회난입 사태 중 목숨을 잃은 40대 미국 경찰관의 추모행사에 대통령과 부통령은 물론 의회와 군 지도부가 총출동해 희생을 기렸다.
3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DC 의회의사당 중앙의 로툰다홀에는 지난달 6일 의회에서 발생한 폭도 난입 사태로 순직한 의회 경찰 브라이언 시크닉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약 한 달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들이 짓밟은 바로 그 자리에서 시크닉 경관의 희생을 기리는 의식이 거행된 것이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도 참석, 고인에 예를 표했다.
펠로시 의장은 "시크닉 경관과 그가 사랑하고 존경하고 보호했던 많은 이들을 맞게 돼 슬프다"면서 "우리는 그의 희생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머 원내대표도 시크닉 경관이 평화의 수호자였다며 희생을 기렸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4주 전 폭도의 잔해로 뒤덮였던 로툰다홀이 오늘 영웅의 희생에 대한 엄숙한 감사로 가득하다"고 했다.
추모행사엔 시크닉 경관의 가족과 친지, 동료도 자리했다. 펠로시 의장과 매코널 원내대표 등은 45분간 이어진 행사 이후 의사당 밖으로 나와 유해가 워싱턴DC 인근 알링턴국립묘지로 향하는 것을 배웅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도 이날 오전 9시께 찾아와 예를 표했다. 린지 그레이엄·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중량감 있는 상·하원 의원들도 줄지어 찾아 경의를 표했다.
전날 밤엔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도 다녀갔다. 미리 공지가 되지 않았던 일정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시크닉 경관은 우리의 민주주의와 자유의 전당을 보호하는 임무를 다하다 목숨을 잃은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시크닉 경관에 대한 극진한 예우는 공권력에 대한 존중이 남다른 미국에서도 특별한 것이다. 의회난입 사태가 몰고 온 충격 속에 민주주의와 법치의 회복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시크닉 경관의 사인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시위대에 소화기로 머리를 맞았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고교 졸업 후 주방위군으로 복무하다 2008년부터 의회경찰로 재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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