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대통령, 유럽 지원금 '수백만 달러' 사용 중지 명령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우간다의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이 유럽 국가들이 제공하는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지원금의 사용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지난주 논란 끝에 6선 재선에 성공한 무세베니 대통령은 재정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민주통치기금(DGF)이란 이름의 해당 자금이 거버넌스를 개선한다는 명목하에 정부를 전복하려는 의도를 지닌 활동과 조직에 제공됐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세베니는 그러면서 자신은 우간다 주재 외교사절에 의해 운영되며 최대 1억 달러(약 1천116억 원)를 적립할 수 있는 해당 기금에 대해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또 내각이 해당 사안을 검토하고 우간다 국민의 이익을 대변할 위원회가 설립될 때까지 기금과 관련된 활동을 금지하라고 못 박았다.
기금은 지난 2011년 인권신장과 민주정치를 앙양하는 정부 및 비정부기구(NGO)를 지원할 목적으로 덴마크, 스웨덴,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네덜란드, 영국, 그리고 유럽연합(EU)이 5년간 운용 일정으로 설립했다.
사무국은 우간다 주재 덴마크 대사관에 있으며 지난 2018년 사업 일정이 연장됐다.
현지 해당 관청의 인가하에 운용되는 기금의 지원대상은 인권단체, 반부패기관, 그리고 탐사보도 기자 등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루하카나 루군다 우간다 총리는 이 기금의 운용을 통해 이룩한 성과를 치하한 바 있다.
기금 사용 중지 결정으로 가뜩이나 우간다 내정에 "오만"하게 간섭한다며 열강을 비난해 온 무세베니와 서구 개발 협력 파트너 간 대립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간다를 34년간 통치한 무세베니는 일련의 폭력 사태 끝에 지난달 14일 치른 대선에서 라이벌 보비 와인(본명 로버트 캬굴라니)을 누르고 6선 재선에 성공했다.
와인은 그러나 투표 당일 군인들이 선거인들을 위협하고 투표함 채워넣기 등 부정선거를 저질렀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둔 상태다.
반면, 무세베니는 이번 선거가 1962년 영국으로부터 독립 이래 "가장 부정 없는" 선거였다고 주장했다.
나탈리 E. 브라운 주(駐) 우간다 미국 대사는 최근 성명에서 "야당 정치인에 대한 재판 없는 구금과 일부 야당 지지자들의 실종, 그리고 와인 소속 정당에 대한 압박은 지속적으로 크게 염려되는 사안"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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