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폭동 순직경찰관 의사당 안치…바이든 애도 방문

입력 2021-02-03 15:40
수정 2021-02-04 12:00
미 의회폭동 순직경찰관 의사당 안치…바이든 애도 방문

알링턴 국립묘지 영면 들기 전 10여년 몸담은 의회 '마지막 출근'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지난달 6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폭동 사태로 순직한 경찰관 브라이언 시크닉이 2일 그가 '폭도'들에 맞서 스러져간 의사당에 안치됐다.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시크닉 경관은 이날 의사당 중앙의 로툰다홀에 안치돼 영면에 들기 전 의회 경찰 동료들 및 의원들에 마지막 작별을 고했다.

시크닉 경관은 지난달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워싱턴DC 의사당에 난입했을 때 진압에 투입됐다가 중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던 중 하루만인 지난달 7일 숨을 거뒀다. 시위대가 소화기로 그의 머리를 강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고교 졸업 후 주방위군으로 복무하다 2008년부터 의회경찰로 재직해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이곳을 찾아 애도의 뜻을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로툰다 홀 한가운데 놓인 유골함 위에 잠시 손을 얹고 기도를 한 뒤 추모 화환을 응시하며 슬프게 머리를 흔들기도 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바이든 대통령 부부의 이날 조문에 대해 '깜짝 방문'이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상·하원 지도부 인사들도 함께 고인을 기렸다.

고인의 유골함은 이날 밤 9시30분께 수십명의 의회경찰이 엄숙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의사당 계단을 따라 옮겨진 뒤 로툰다홀에 안치됐다.

고인은 3일 오전 의회 추모 의식을 거쳐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된다.



펠로시 의장은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시크닉 경관의 영웅적 용맹과 희생이 많은 목숨을 구하고 민주주의의 전당을 지켰다면서 조문을 독려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조문은 시크닉 경관의 죽음에 공개적 애도조차 표하지 않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동과는 극명히 대조를 이루는 것이라고 AP통신은 지적했다.

퇴임을 며칠 남겨두고 있지 않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시크닉 경관을 비롯, 희생된 경찰관을 추모하기 위한 조기 게양을 지시하지 않다가 비난여론에 직면해 뒷북 게양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그는 시크닉 경관의 유족에게도 별도로 조의를 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출직 지도자나 법관, 군 지도자 등이 아닌 민간인이 의사당에 안치되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로 미국 역사상 시크닉 경관이 다섯 번째라고 미 언론이 전했다.

1998년 의사당 총기 난사사건으로 희생된 경찰관 2명과 흑인 민권운동가 로자 파크스(2005년), 미 기독교 복음주의의 거목이었던 빌리 그레이엄 목사(2018년) 등이 시크닉 경관에 앞서 의사당에 안치된 바 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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