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천만 뉴델리 주민 중 56% 코로나 감염…"집단면역 진행"

입력 2021-02-03 13:57
인구 2천만 뉴델리 주민 중 56% 코로나 감염…"집단면역 진행"

당국, 지난달 2만8천 명 혈청 조사…신규 확진자 수도 급감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수도 뉴델리의 주민 2천만 명 가운데 56%가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집단면역이 형성 중인 것으로 보인다는 공식 조사 결과가 나왔다.

3일 NDTV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뉴델리 당국은 전날 이런 내용을 담은 주민 혈청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국이 5번째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주민 2만8천 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5∼23일 진행됐다.

사티엔다르 자인 뉴델리 보건부 장관은 "조사 대상자 가운데 56.1%에서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며 "남동부 지구에서는 이 수치가 62.2%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가 맞는다면 뉴델리 주민 1천100만 명 이상이 이미 바이러스에 노출됐다고 볼 수 있다.

뉴델리 당국이 공식 집계한 누적 확진자 수 63만5천여 명보다 17배 이상 많은 셈이다.

뉴델리 당국의 지난해 7월과 8월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의 23.0%와 29.1%에서 코로나19 항체가 나왔다. 이어 9월과 10월 조사에는 항체 형성 비율이 25.1%, 25.5%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자인 장관은 "지난 조사 결과까지 고려하면 뉴델리는 조금씩 집단면역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검사 수 대비 확진자 비율이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델리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해 11월 초 8천500명을 넘어섰다가 최근에는 하루 100명대로 크게 줄어들었다.

자인 장관의 추정처럼 집단면역 형성에 따라 확진자 수가 감소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인도에서는 지난달 16일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됐기 때문에 앞으로 집단면역 형성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인 장관은 "하지만 집단면역 형성 비율에 대해서는 누구는 50% 이상이라고 말하고 있고 다른 전문가는 60% 이상이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는 새로운 바이러스인 만큼 지금 집단면역 형성 가능성에 관해 논쟁하기보다는 계속 방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단면역은 지역 주민 상당수가 특정 감염병에 면역력을 갖춘 상태를 뜻한다.

일단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추가 감염자가 생기더라도 급속한 확산은 쉽지 않다.

진단업체인 티로케어 테크놀로지도 최근 로이터통신에 인도 전역 70만 명 이상을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55%가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번 뉴델리 당국의 조사 결과와 비슷한 수치다.

실제로 뉴델리뿐만 아니라 인도 전체의 코로나19 확산세도 최근 크게 주춤한 분위기다.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해 9월 10만 명에 육박할 정도의 폭증세를 보였지만, 같은 해 10월 하순부터 5만 명 아래로 떨어졌고 최근에는 1만 명 안팎으로 감소했다.

특히 2일 신규 확진자 수는 8천635명(보건·가족복지부 기준)으로 지난해 6월 2일(8천171명)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3일 인도의 누적 확진자 수와 신규 확진자 수는 각각 1천77만7천284명과 1만1천39명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사망자 수는 15만4천596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백신 접종자 수는 413만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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