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투쟁하던 중국 인권변호사 연락 두절"
빈과일보 보도, 미국행 시도하다 제지당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궈페이슝(郭飛熊)이란 필명으로 잘 알려진 중국 저명 인권변호사 양마오둥(楊茂東·54)이 단식투쟁을 하던 중 연락이 두절됐다고 홍콩 빈과일보가 3일 보도했다.
양 변호사의 가족은 양 변호사가 지난달 28일 상하이 푸둥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저지당했으며, 이에 항의해 공항에서 단식투쟁을 하다 연락이 두절됐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암 수술을 받고 화학치료를 앞둔 아내를 간호하기 위해 미국에 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직후 당국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등의 혐의로 그의 비행기 탑승을 제지했다는 것이다.
양 변호사의 가족은 빈과일보에 "그들(중국 당국)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이고 정상적인 감정을 이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이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양 변호사의 미국행을 도와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양 변호사가 미국에 영구 거주할 계획이 없었으며, 아내의 화학치료가 끝나는 대로 아내와 함께 중국으로 돌아와 중국 전통의학의 도움을 구할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양 변호사의 아내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남편의 단식투쟁 소식을 듣고 그의 안전이 매우 걱정됐다"면서 "제발 우리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양 변호사는 학생이던 1989년 중국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에 참석한 것을 시작으로 인권을 위해 싸워왔으며, 2006년 이후 두 차례 투옥돼 총 11년간 복역했다.
그는 중국 지도부에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비준, 언론·출판의 자유 허용, 지방 행정단위인 현(縣) 100곳의 최고책임자 직접선거 실험 등 정치개혁을 요구하기도 했다.
2019년 8월 출소한 뒤에는 당국의 감시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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