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네티즌, SNS로 전 세계 호소 "쿠데타 반대…구해달라"

입력 2021-02-03 10:23
수정 2021-02-03 11:02
미얀마 네티즌, SNS로 전 세계 호소 "쿠데타 반대…구해달라"

경적 울리고 냄비 두드리기…K팝 팬들 한글로 "도와주세요"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의 네티즌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3일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는 미얀마 국내외 네티즌들이 "쿠데타는 국민의 뜻이 아니다"라며 "비상사태 1년 선포를 풀려면 미얀마 국민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 전 세계 사람들이 미얀마를 구해달라. 살려달라"는 등의 게시물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이들은 게시물에 세이브 미얀마(#SaveMyanmar), 미얀마 쿠데타(#Myanmarcoup), 군부를 거절한다(#Reject_the_Military), 미얀마는 민주주의를 원한다(#Myanmar_wants_Democracy), 미얀마를 위한 정의(#JusticeForMyanmar) 등 다양한 해시태그를 달았다.



특히 '민주주의를 위한 외침'(#voiceoutfordemocracy)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찾으면, 양곤 등 미얀마 주민들이 쿠데타에 반대하는 의미로 해가 진 뒤 아파트, 주택 단지에서 냄비와 깡통을 시끄럽게 두드리는 동영상을 볼 수 있다.

한 네티즌은 "미얀마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우리 집에 있는 가장 시끄러운 냄비와 프라이팬을 베란다로 가져와 두드렸다"며 "이 시끄러운 소리는 우리 마음속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과 같다"고 밝혔다.

시민 불복종 운동을 표현하기 위해 운전자들이 어두운 밤 경적을 울리는 동영상도 속속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구금된 미얀마 국가고문 아웅산 수치의 포스터, 사진을 퍼 나르고 아예 프로필 사진을 그의 사진으로 바꾸기도 했다.

K팝 가수의 사진을 프로필로 쓰는 미얀마인 팬들이 영어는 물론 한글로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쓴 게시물도 잇따랐다.



미얀마 시민들은 최근 반정부 운동을 벌인 홍콩, 태국 시위대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었다.

가령, 홍콩의 시위대가 사용한 '브릿지파이'(Bridgefy) 앱을 다운로드한 미얀마인은 100만명이 넘었다.

이 앱은 인터넷이 끊겨도 블루투스를 통해 가까운 거리 사람들끼리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또, 태국 반정부 세력 사이에서 저항의 상징으로 통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미얀마 네티즌들이 사용하고 있다.

세 손가락 경례는 2012년 영화 '헝거 게임: 판엠의 불꽃'에 등장한 것을 빌려온 것인데, 네티즌들은 세 손가락이 선거, 민주주의, 자유를 뜻한다고 풀이한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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