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코로나 백신 도착 발맞춰 주류 판금 완화
라마포사 대통령 "국내 거주 지위 상관없이 접종"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이 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첫 도착과 함께 주류 판매 금지를 완화하는 등 일부 규제를 풀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이날 저녁 약 30분간의 TV 대국민 담화에서 "백신 반입은 코로나19의 물결을 되돌릴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라면서 "마침 코로나19 2차 감염 파동도 절정을 지났기 때문에 규제를 완화한다"라고 말했다.
남아공에는 이날 인도 세룸인스티튜트(SII)에서 제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만 회분을 항공편으로 반입했다. 이 백신은 우선 일선 보건 직원들에게 접종한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3단계에 걸쳐 집단면역 형성에 필요한 약 4천만 명(남아공 인구의 67%)에게 올해 말까지 접종을 할 계획"이라면서 "백신은 국내 거주 지위와 상관없이 희망자 모두에게 접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렇다고 백신 접종을 강요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백신을 안 맞았다고 해서 여행이나 학교 등록, 공공 활동 등에 제약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나머지 50만 회분은 이달 중 반입되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원하는 코백스 프로그램을 통해 200만 회분의 백신이 3월 중 남아공에 들어올 예정이다. 남아공은 화이자 백신 2천만 회분 등 총 4천200만 회분 이상을 확보한 상태다.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을 맡고 있는 라마포사 대통령은 또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위해서도 코백스 프로그램을 통해 7억 회분, 아프리카 집단구매 태스크포스 팀을 통해 3억 회분 등 모두 10억 회분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규제 완화와 더불어 주류 판매는 월∼목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허용된다. 식당과 술집도 주 내내 오전 10시∼오후 10시까지 주류 제공이 가능하게 했다.
야간 통행금지 시간도 줄어들어 오후 11시∼다음날 오전 4시로 조정됐다. 식당 등은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마쳐 손님과 직원 귀가를 도와야 한다.
사회적 모임의 경우 위생수칙 준수 조건에서 옥내는 50명까지, 옥외는 100명까지 각각 허용된다. 시설도 이 같은 범위 안에서 전체 수용 역량의 50% 이내까지 허용된다.
그동안 출입이 통제됐던 해변과 댐, 풀장, 공원 등도 다시 오픈한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12월 이후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다시 급증하던 평균 신규 확진율이 지난 3주간 꾸준히 감소하고 입원자도 급감했다면서, 이는 2차 감염 파동의 꼭짓점을 지나갔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아직 신규 감염자 발생 수가 높은 수준이고 다시 확산할 위험이 있는 만큼 대규모 정치 행사나 대중 스포츠는 규제한다고 밝히고 술도 책임있게 마시는 등 개인적 책임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례식 참석자도 계속 50명을 초과하지 못한다.
그는 또 쿠바 정부와 국민이 의사 3천700명을 해외로 파견해 남아공을 비롯한 전 세계 코로나19 집중 발병지역을 도왔다면서 사의를 표하고, 이른바 '쿠바 의료 여단'을 올해 노벨평화상에 추천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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