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농민시위 막아라'…인터넷·트위터 차단·철조망벽 총동원

입력 2021-02-02 17:11
'印농민시위 막아라'…인터넷·트위터 차단·철조망벽 총동원

당국, 뉴델리 외곽 시위 확산 강력 저지 나서…경찰 일부 쇠파이프 무장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정부가 수도 뉴델리 인근에서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농민 시위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인터넷 차단부터 철조망·바리케이드 설치까지 온·오프라인의 여러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2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트위터는 전날 인도 정부의 요청에 따라 농민 지도자, 인권 운동가, 일부 미디어 등 시위 관련 계정을 일시 정지했다.

인도 정보통신부는 공공질서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250여 개 계정의 차단을 요청했고 트위터는 전날 오후 이를 받아들였다.

몇 시간 후부터 관련 계정 접속은 다시 허용되고 있다.

트위터는 "당국으로부터 적절한 요청을 받는다면 때때로 특정 콘텐츠에 대한 접근을 보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도 당국은 지난 주말 농민 집결 지역의 모바일 인터넷망을 차단하기도 했다.

역시 시위대 간 소통 통제를 통해 대규모 집회를 막으려는 조치다.

인도 정부는 카슈미르, 동북부 지역 등에서 소요를 통제할 때 인터넷 차단을 중요한 '무기'로 활용해왔다.



농민들은 지난해 9월 의회를 통과한 농업 개혁 관련 법안에 항의하면서 시위를 시작했다.

같은 해 11월 하순 뉴델리로 행진하기 시작한 이들 수만 명은 뉴델리 진입이 막히자 인근에서 숙식하며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26일에는 수천 명의 농민이 트랙터를 앞세워 뉴델리 시내에 진입, 유적지 '레드 포트' 등을 누비고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1명이 숨지고 경찰 수백 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농민의 기세와 수에 밀린 경찰들이 5∼6m 높이의 해자(垓子) 아래로 뛰어내리다가 다치기도 했다.

인도 당국은 농민들이 트랙터 시위 후 외곽 집결지로 돌아가자 시내 재진입과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곳곳에 차단벽을 설치했다.

이 벽은 철조망, 바리케이드, 차량 통과 방지용 못 등 이동을 막기 위한 여러 구조물로 겹겹이 구성됐다. 당국은 바닥 등에 콘크리트까지 들이부어 더욱 단단하게 구조물을 고정했다.



여기에 당국은 전투경찰 인력도 추가로 투입하는 등 시위대 주변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일선 경찰 중 일부는 농민이 휘두르는 칼에 대응하려는 수단이라며 쇠 파이프와 창으로 무장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개혁법은 국가가 관리하던 농산물 유통과 가격 책정을 시장에 대부분 개방하는 내용을 담았다.

농민들은 이 법이 통과되면 시장 불안정성이 커지고 최저가격제가 무너질 수 있다고 반발했다.

최근 정부는 18개월간 법 시행을 미루겠다고 했지만, 농민 측은 완전 폐지를 주장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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