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나열 대신 감성 자극"…진화하는 백화점 마케팅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백화점들의 온라인 상품 홍보 전략이 상품 나열이나 할인행사 소개 수준에서 벗어나 '감성 마케팅'으로 진화하고 있다.
상품과 관련한 이야기를 담아 감성을 자극하는 방식이 소비자 이목을 더 끌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10월 모바일 앱에서 월별, 계절별로 어울리는 영화, 도서, 상품을 소개하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도입했다.
가령 신세계백화점 앱에 접속하면 첫 화면에서 각각 '책 속에서 발견한 인생을 바꾸는 리추얼'과 '습관이 만들어낸 행복 영화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반복된 의식이나 행동이 인생에 가져온 변화를 다룬 책과 영화를 소개한다.
그러면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에게 어울리거나 독자가 이 인물을 따라 해볼 수 있는 상품을 추천한다.
집에서 즐기는 스파용품이나 추억을 담을 수 있는 필름 카메라, 홈베이킹 용품을 소개하는 식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런 접근법이 상당한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평가했다.
앱 개편 전 월평균 100만 명 수준이던 접속자는 작년 11월과 12월 모두 150만 명을 돌파했다.
연말에 어울리는 음식, 영화, 음악 콘텐츠를 소개했을 때는 전체 클릭 수 중 연말 음식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이 24%에 달하며 쇼핑 정보를 한데 모은 '핫 쇼핑 뉴스'(19%)를 제쳤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17일부터 식품 전문 쇼핑몰인 '현대식품관 투홈'에 잡지 형식의 콘텐츠인 '새벽시장 리포트'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바이어들이 매일 새벽 4시 가락시장과 노량진 수산시장에 출근해 직접 검수한 신선식품 중 가장 품질이 좋은 상품을 추천한다.
예컨대 청과바이어는 지난 2일 올린 글에서 '오늘 새벽에 측정한 대저 짭잘이 토마토 당도는 10.8브릭스(Brix)로 기준 당도 8브릭스를 뛰어넘는 달콤한 맛을 자랑한다'면서 '짭짤이는 대저 토마토 중에서 상위 상품에만 붙는 특별한 이름'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현대백화점은 '현대식품관 투홈'에서 요리법이나 국내외 식문화 트렌드를 소개하는 '매거진' 카테고리를 라이프스타일 정보를 전달하는 플랫폼으로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고객들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프로모션보다 프리미엄 상품을 프리미엄답게 소개해주길 원한다"며 "이런 수요를 맞출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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