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행동 하는 사람, 뇌가 다르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위험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뇌 특정 부위들이 보통 사람과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대학 신경경제학센터의 괴칸 아이도간 박사 연구팀은 술, 담배, 과속 운전, 혼음(sexual promiscuity) 등 위험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편도체(amygdala), 시상하부(hypothalamus), 소뇌(cerebellum) 등 뇌의 특정 부위들에 회색질(gray matter)의 용적이 적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뇌는 신경 세포체로 구성된 겉 부분인 피질과 신경세포들을 서로 연결하는 신경 섬유망이 깔린 속 부분인 수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피질은 회색을 띠고 있어 회색질, 수질은 하얀색을 띠고 있어 백질(white matter)이라고 불린다.
연구팀은 50만 명의 유전자와 건강 정보가 수록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베이스 중 1만2천675명(40~60세)의 흡연, 음주, 혼음, 과속 운전 등 4대 위험 행동에 관한 설문조사와 뇌 영상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위험한 행동에 관한 설문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이들을 '위험 허용'(risk-tolerant) 그룹과 위험 회피(risk-averse) 그룹으로 나누었다.
그 결과 '위험 허용' 그룹은 '위험 회피' 그룹에 비해 도파민 등 '행복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시상하부,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hippocampus), 자제(self-control)를 담당하는 배외측 전전두피질(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 등의 부위에 회색질 용적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밖에 의사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인 소뇌의 회색질 용적도 두 그룹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
위험에 대한 감정적 반응을 조절하는 편도체, 보상이 이루어질 때 활성화되는 복측 선조체(ventral striatum)도 마찬가지였다.
회색질 용적의 차이는 크지는 않았지만 작지도 않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위험한 행동은 건강과 경제에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위험한 행동을 무엇이 유발하는지를 이해한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r)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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