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백신 조건부허가 권고…65세이상 접종 허용은 '다수의견'(종합)

입력 2021-02-01 16:27
수정 2021-02-01 17:23
AZ 백신 조건부허가 권고…65세이상 접종 허용은 '다수의견'(종합)

전체 예방효과 62%…중대 이상사례는 모두 30대서 나타나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수 전문가가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접종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1일 밝혔다. 또 임상 최종 결과보고서 등 제출을 조건으로 허가할 수 있다고 자문했다.

식약처는 전날 감염내과 전문의, 백신 전문가, 임상 통계 전문가 등 8명이 참석한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이하 검증 자문단) 회의 결과를 공개했다. 식약처는 공정성과 객관성 유지를 위해 검증 자문단 및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중앙약심) 소속 전문가 명단은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식약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자료를 바탕으로 안전성과 효과성을 분석했다.

예방효과는 백신과 대조약물을 2회 투여한 후 15일째부터 각 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비율을 비교했다.

고열·기침 등 1가지 이상의 임상 증상이 발현되고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 결과 양성이 확인된 경우 감염 확진으로 정의했다.

무증상 감염자는 확진자에서 배제된 만큼 실제 예방효과는 더 낮을 수 있지 않냐는 지적에 박인숙 식약처 바이오생약심사부장은 이날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무증상 감염자를 함께 (포함해) 효과성 평가를 했을 때 (결과에) 영향이 없었다"고 답했다.



◇ 고령자 임상 데이터 부족 논란에도…"면역반응 성인과 유사"

검증 자문단은 이 백신이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효과가 떨어진다는 논란이 있자 관련 데이터를 별도로 분석해 검토했다.

효과성 확인 임상시험에 참여한 대상군 중 만 65세 이상 고령자는 7.4%(660명)였다. 안전성 평가에서는 8.9%(2천109명)가 포함됐다.

그 결과 고령자 백신 투여군과 대조군에서 코로나19가 각 1건씩 발생했다. 백신군과 대조군 모두 심각한 질환은 발생하지 않았다.

면역반응도 만 18∼64세 '성인군'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과 결합하는 항체의 양을 나타내는 '결합항체가'는 성인 99.3% 대비 고령자 100%로 고령자가 더 높았고, 중화항체가는 성인 80.7% 대비 고령자 64%로 고령자가 더 낮았다. 다만 결합항체 및 중화항체 수치와 예방효과와의 연관성은 아직 연구 중이다.

박인숙 심사부장은 "(이 수치는) 중화항체가 자체가 아니라 양전율(백신에 의해 항체가 생성된 비율)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양전율의 경우 64%나 87%(실제 수치 80.7%)는 60%를 이미 넘어섰고 크게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사례 발생률도 성인군과 유사하거나 그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예측되는 이상반응은 성인군 87.7%, 고령자 82.4%였다. 예측되지 않은 이상반응은 성인군 39.2%, 고령자 24.6%였다.

이에 대해 다수 전문가는 ▲ 만 65세 이상을 포함한 전체 대상자에서 예방효과가 확인된 점 ▲ 백신 투여 후 면역반응이 성인과 유사한 점 ▲ 안전성 프로파일이 양호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참여 대상자 중 고령자 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고령자에 대한 투여를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소수 전문가는 임상 등 추가 결과 확인 후 허가사항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고위험군인 고령자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 예방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으며, 항체가가 65세 미만의 성인에 비해 낮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면역원성 반응과 예방효과와의 상관성이 확립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됐다.



◇ 전체 피험자 대상 예방효과 62%…투여 간격 넓을수록 효과↑

전체 피험자에 대한 예방효과는 약 62%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음성인 만 18세 이상 성인 8천895명(백신군 4천440명, 대조군 4천455명)을 대상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표준용량 2회를 투여받았다.

그 결과 코로나19로 확진받은 사람은 백신군 27명, 대조군 71명이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등 코로나19 백신 효과평가와 관련된 국내외 기준인 '예방효과 50% 이상'을 만족하는 결과다.

또 백신군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중증 발현, 입원, 중환자실 이용, 사망 등이 발생하지 않았다. 대조군에서는 4명이 입원했다.

결합항체가는 백신 2회 투여 후 503배 증가했으며, 투여 전과 비교했을 때 항체가가 4배 이상 증가하는 '혈청전환'을 보인 대상자는 99% 이상이었다.

바이러스 입자 표면에 결합해 바이러스의 감염성을 중화시켜 예방을 유도하는 '중화항체'의 경우 백신 2회 투여 후 8.5배 증가했다. 대상자의 79% 이상에서 혈청 전환이 나타났다.



◇ "이상반응 허용할만한 수준…신경계 관련 모니터링 필요"

임상 기간 중 0.7%(79명), 대조군 0.8%(89명)에서 중대한 이상사례가 보고됐으며, 백신군에서 백신 투여와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는 중대한 이상사례로는 발열(1건)·횡단성척수염(1건) 등이 있었다.

두 사례 모두 30대에서 나타났다.

검증 자문단은 이에 대해 허용할만한 수준이지만 횡단성척수염 등 신경계 관련 이상반응 발생에 대해서는 허가 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사부위 통증 등 백신접종 후 예측되는 이상사례는 백신군 약 87%, 대조군 약 74%가 발생했다.

증상은 대부분 경증에서 중간 정도 수준이었으며 발생률은 전반적으로 1차 투여 때 보다 2차 투여 때 감소했다.

투여 후 28일간 조사한 예측되지 않은 이상 사례는 백신군 약 38%, 대조군 약 28%가 발생했으며 이상사례 증상은 대부분 경증에서 중간 정도 수준이었다.

◇ "임상 결과 및 중간자료 제출 조건으로 허가 가능"…오는 4일 중앙약심 결과 발표

검증 자문단은 이런 의견을 종합해 임상 최종 결과보고서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중간 분석자료를 허가 후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국내 허가할 수 있다고 자문했다.

식약처는 임상 중 일부 시험대상자가 1차 저용량 투여 후 2차 표준용량이 투여됐음을 고려해 표준용량 2회 투여가 적절한지 자문했다.

검증자문단은 저용량군과 표준용량군에서 1차투여 시 예방효과는 표준용량군이 더 높았던 점 등을 바탕으로 표준용량 2회 투여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투여 간격에 관해서는 4∼12주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허가 후 임상현장에서 사용 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검증 자문단은 임신부 투여와 관련해 '임신기간 중에는 투여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자문했다. 수유부에서는 '이 백신이 모유 중으로의 분비 여부에 대해서 알 수 없다'는 내용을 허가사항에 기술할 것을 제안했다.

식약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관련 품질자료를 심사하고 이번 자문단 회의 결과를 종합해 오는 4일 다음 자문단계인 중앙약심을 거친 뒤 그 결과를 당일 공개할 예정이다.

백신 수급 차질 우려에 대해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2월에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물량은 한국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되는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그 상황에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에 관해서는 품질자료를 검토하고 앞서 검증자문단, 중앙약심 자문을 통해 얻은 전문가 권고사항을 종합해 오는 5일 개최 예정인 '최종점검위원회'를 통해 허가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이 결과도 당일 공개된다.

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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