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 코로나 고발' 리원량 추모전시회에 "나라에 먹칠"

입력 2021-01-31 10:48
중국, '우한 코로나 고발' 리원량 추모전시회에 "나라에 먹칠"

홍콩 매체 "중국, 전시회 기획한 작가 작업실 강제 철거"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우한 폐렴'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가 처벌받은 후 숨진 중국 의사 리원량(李文亮)을 기리는 추모전시회가 중국 베이징에서 기획됐으나 당국이 "국가에 먹칠을 한다"며 원천봉쇄했다고 홍콩 명보가 31일 보도했다.

명보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을 인용, 베이징 설치미술가 왕펑(王鵬)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와 함께 리원량 추모 전시회를 기획했으나 당국으로부터 "국가에 먹칠을 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으며, 그의 작업실이 강제 철거됐다고 밝혔다.

RFA는 지난 29일 베이징시 핑구(平谷)구에 위치한 왕펑의 작업실에 철거반이 유리창을 부수며 들이닥쳤으며, 경찰이 현장에 있던 왕펑과 그의 가족, 친구들을 끌고 갔다고 보도했다.

핑구구 측은 베이징 시 정부의 지시로 "불법 건물인" 왕펑의 작업실 강제 철거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왕펑은 자신이 아이웨이웨이와 리원량 추모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었으며, 자신이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일부 작품이 당국의 눈 밖에 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불법 건물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작업실을 신속히 부숴버렸다"면서 "그들은 나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나를 죽음으로 내몰려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왕펑은 2014년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의 그림을 그렸다가 경찰에게 구타를 당하고 중국 최대 예술가 마을로 불리는 베이징의 쑹좡(宋庄)에서 쫓겨났다.

당시 왕펑이 문제가 된 그림을 비롯해 작품 10여 점을 쑹좡 광장에 전시하자 공안은 철거 담당 관리들까지 동원해 그림 압수에 나섰고 시민들이 이를 저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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