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대주시스템 6월 개설키로…공매도 금지 3개월 연장 무게
금융위, 제도개선 미비 지적에 일정 추진 '속도'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금융당국이 공매도 금지 연장 여부에 대해 함구령을 이어가는 가운데 개인 공매도 활성화를 위한 '통합 개인 대주 시스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초 금융위는 오는 9월까지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제도 개선이 미비한 상태로 공매도를 재개해서는 안 된다는 정치권 압박에 개발 일정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25일 증권사 9~10곳 실무진과 가진 회의에서 대주 서비스 전산을 오는 6월까지 구축해달라고 주문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위와 증권금융이 최대한 지원을 할 테니 5~6월까지는 각사 전산 시스템에 대주 관련 기능을 반영해달라고 이야기가 오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주 시스템 구축 일정을 고려할 때 공매도 재개 시점이 오는 3월에서 6월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을 중심으로 제도 정비를 최대한 마치고 개인들이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공매도를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개인 공매도 활성화 방안은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와 함께 제도 개선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증권금융에 따르면 개인이 공매도에 활용할 수 있는 대주(대여 주식) 규모는 2019년 기준 약 230억원이었다. 외국인·기관이 공매도에 이용하는 대차 시장(약 67조원)의 약 3천분의 1 수준에 그쳐 개인에게 불리한 제도란 비판이 이어져 왔다.
금융위는 통합 시스템 구축 일정을 예정보다 앞당기는 한편, 참여 증권사 수도 대폭 늘릴 계획을 하고 있다.
현재 증권금융을 통해 개인에게 대주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NH투자, 신한금융, 키움, 대신, SK증권[001510] 등 5곳이다.
유안타증권[003470]은 자사 보유 물량에 한해 대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위가 소집한 회의에는 미래에셋대우[006800],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016360],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과 함께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유진투자증권[001200] 등 중형 증권사들도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중소형 증권사 10여 곳에도 시스템 참여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많이 참여하면 대주 물량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며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영구 금지'를 요구하며 공매도 기회 확대 방안을 반기지 않는 모양새다.
코스피가 3,000선 아래로 내려오는 등 조정 장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금융위가 예정대로 3월 16일 공매도를 재개할 경우 증시 폭락에 대한 우려가 더 자극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공매도 순기능과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는 투자 기법이란 점 등을 고려해 영구 폐지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한국의 공매도 재개가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9일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당정 협의를 진행했으나 공매도 금지 연장 여부나 재개 시점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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