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가전, 美 월풀 제치고 4년 연속 영업이익 1위…매출은 2위
LG 작년 3분기까지 매출도 월풀 앞섰으나 4분기에 밀려
LG전자, 월풀 매출 빠르게 추격…올해 뒤집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지난해 LG전자 생활가전 부문과 미국의 가전회사 월풀(Whirlpool)이 벌인 글로벌 생활가전 실적 대결은 양측의 무승부로 끝났다.
LG전자가 영업이익은 4년 연속 월풀에 앞섰으나 매출에서 근소한 차로 월풀에 뒤졌다.
2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생활가전 부문이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면서 LG가 미국의 생활가전 강자인 월풀을 넘어 세계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었다.
특히 지난해 3분기까지 LG 생활가전이 매출, 영업이익 모두 월풀을 앞질러 이 기세라면 LG가 지난해 외형과 수익 모두 글로벌 1위 달성이 유력해보였다.
그러나 막판에 결과가 뒤집혔다. 월풀이 4분기 들어 자국의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유통행사 기간에 선전하면서 매출 면에서 LG전자를 앞질렀다.
지난해 월풀의 매출은 원화 환산기준 22조8천655억원(194억5천600만달러), 영업이익은 1조8천820억원(16억2천300만달러)로 집계됐다.
LG 생활가전(H&A)의 지난해 매출은 22조2천691억원, 영업이익은 2조3천526억원으로, 영업이익에서 월풀을 5천억원가량 앞섰으나 매출에서 6천억원가량 부족했다.
LG 생활가전이 4분기에 5조5천402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월풀이 4분기 들어 6조4천801억원(57억9천8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LG전자와 1조원 가까운 격차를 벌린 때문이다.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사 매출의 절반 이상을 북미지역에서 벌어들이는 월풀은 블랙프라이데이라는 대규모 유통행사와 크리스마스 등 연말 홀리데이 시즌인 4분기에 특히 강하다"고 말했다.
가전업계는 올해 글로벌 가전시장에서 양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LG전자가 매출에서도 월풀을 가파르게 추격하고 있어 이르면 올해는 LG가 월풀의 매출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양사의 매출 격차도 점점 줄고 있다. 지난 2017년 월풀의 매출은 약 24조원, LG 생활가전은 17조원으로 격차가 7조원에 달했는데 지난해 6천억원으로 좁혀졌다.
월풀은 수년째 매출이 200억∼210억달러(23조∼24조원) 수준에서 정체지만 LG전자는 프리미엄, 신가전 등을 앞세워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해 1천억원대였던 양사의 영업이익 격차는 지난해 5천억원으로 벌어졌다.
LG 생활가전의 영업이익은 2017년 이후 4년 연속으로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LG 생활가전은 글로벌 가전회사중 유일하게 영업이익률도 10.5%의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다만 양사의 실적 비교에는 환율이 변수로 작용한다. LG전자 입장에선 지금처럼 달러 약세가 이어지는 게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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