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추락기 희생자 55명 시신 확인…유족들 보잉사 상대 소송
탑승자 62명 중 7명 미확인…사고조사 예비 보고서 내달 초 발표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이달 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앞바다에 추락한 스리위자야항공 SJ182편(B737-500) 탑승객 62명 가운데 55명의 시신이 확인되고 7명이 남았다.
내달 초 사고조사 예비 보고서가 발표되며 일부 유족은 사고기 제조사인 미국 보잉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29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재난희생자확인팀(DVI)은 사고 해역에서 수습된 훼손된 시신이 담긴 가방 총 325개를 전달받아 누적 55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국가수색구조청은 사고 12일만인 21일 오후 수색 및 구조작업을 공식 종료했으나 재난희생자확인팀은 이후에도 유전자(DNA) 감식작업을 계속 진행해왔다.
가장 최근 확인된 희생자는 8세 아동과 2세 유아로, 26일 유전자 대조가 이뤄졌다.
SJ182편은 지난 9일 오후 2시 36분 자카르타 외곽 공항에서 보르네오섬 서부 폰티아낙을 향해 이륙, 4분 뒤 자카르타 북부 해상 '천개의 섬' 지역 란짱섬과 라키섬 사이에 추락했다.
여객기는 고도 3천322m에서 불과 20여 초 만에 바다로 곤두박질쳤고, 비상사태 선포도 없이 수면에 부딪힐 때까지 온전한 형태로 엔진이 작동 중이었다.
여객기 동체가 산산조각이 났기에 희생자들의 시신도 마찬가지 상태라서 수습에 어려움을 겪었다.
인도네시아 교통안전위원회(KNKT)는 사고 발생 30일 이내 예비 조사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사 관계자를 인용해 "비행자료기록장치 분석 결과 SJ182편의 엔진 중 한대에서 자동출력제어장치(auto throttle system)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두 개 엔진 간에 출력 차이가 크면 제어가 어려웠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들도 사고기의 자동출력제어장치 이상에 무게를 뒀다.
스리위자야항공은 유족들에게 12억5천만 루피아(9천850만 원)씩 지급을 시작했다.
이와 별개로 항공사고에 특화된 미국 법률회사 '위즈너 로펌'은 SJ182편 유족 가운데 3명이 이달 25일 미국 일리노이주 쿡카운티의 순회법원에 보잉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발표했다.
유족들은 "여객기의 자동출력 제어장치가 치명적인 오작동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위즈너 로펌은 2018년 10월 자바해에 추락한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JT-610편(B737맥스) 사망자 189명 가운데 17명의 유족을 대리해 보잉사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 가장 먼저 합의를 끌어냈다.
배상금액은 계약 조건에 기밀 조항이 있어 비밀에 부쳐졌으나 로이터통신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라이온에어 추락사고 희생자 한 가족당 최소 120만 달러(14억4천만 원)를 받는다"고 당시 보도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