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아태 전략은 낡은 와인을 새 병에 담는 격"

입력 2021-01-29 10:39
"바이든 정부 아태 전략은 낡은 와인을 새 병에 담는 격"

중국 매체들, 블링컨 대중공세에 실망감 "여전히 편파적"

인민일보, 미국 신장 등 공세 강화에 "다자주의 횃불 들자"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국의 새 외교 사령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취임 직후부터 신장(新疆) 인권과 남중국해 영유권 등 중국의 아킬레스건을 겨냥한 공세를 이어가자 중국 주요 매체들이 중국에 편파적이라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29일 논평에서 "중국 외교가에서는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트럼프 행정부의 과오를 바로잡고, 중국의 마지노선을 재확인할 것을 촉구하면서 적절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그러나 블링컨 장관은 기후변화 등에서 중국과 협력을 원한다고 하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전 장관이 주장하던 신장 집단(종족) 학살을 받아들였다"고 비판했다.

집단 학살(genicide)은 인종·종족·국적·종교 등 4가지 기준에 근거해 상대 그룹을 파괴할 목적으로 행하는 핍박 행위를 일컫는 것으로 국제사회가 중국의 신장 인권 문제를 거론할 때 사용하는 용어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도 이날 논평을 통해 미국의 대중 공세를 강화하는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가 반목보다는 다자주의의 횃불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세계가 혼란하고 국제적인 도적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는 다자주의를 더 실천하고 수호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패권주의가 고개를 들면서 다자주의가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일보는 "국제사회는 다자주의의 횃불을 높이 들어 인류의 앞길을 밝혀야 한다"며 "국제무대에서 무리를 짓고, 신(新) 냉전적 행태를 보여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중국 전문가들도 블링컨 등 미 고위 관료의 대중 공세를 비난했다.

진찬룽(金燦榮) 런민대 국제학부 교수는 "블링컨의 발언은 중국 학자들이 중미관계에서 예상했던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며 "미국이 중국에 대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부정적인 태도"라고 분석했다.

진 교수는 이어 "블링컨은 중국에 대해 협력을 요구했지만, 여전히 중국 국내 문제와 핵심 이익에 대해 편파적이고 적대적인 태도를 버리길 꺼린다"고 지적했다.

뤼샹(呂祥)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미국 고위 관리들은 우리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식탁에서 침을 뱉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우리는 바이든과 블링컨이 트럼프와 폼페이오보다 좀 더 점잖고, 성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뤼 연구원은 또 "최근 미국이 동맹국과 파트너 연합을 구축해 중국의 도전에 대처하면서 아태 지역의 균형과 정통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면서 "이런 전략적 조정은 낡은 와인을 새 벽에 담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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