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원주민 어린이 코로나로 9명 사망…당국 조사나서
고열·호흡곤란 증세 보이다 숨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아마존 열대우림에 사는 원주민 부족 어린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여러명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브라질 보건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원주민 공동체인 야노마미 부족민 어린이 9명이 최근 코로나19 증세를 보이다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보건 당국이 원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야노마미 원주민 보건협의회의 주니오르 헤쿠라리 야노마미 회장은 어린이들이 고열과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 숨졌다고 전하면서 정부에 의료인력 파견을 요청했다.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야노마미 원주민 어린이들의 사망에 관한 보고서를 받았으며 코로나19에 따른 사망인지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북부 아마조나스주와 호라이마주에 걸쳐 있는 야노마미 부족 거주지역의 면적은 970만㏊에 달하며, 2만7천 명이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야노마미 부족민 대표들은 지난해 9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석해 브라질 정부가 원주민의 코로나19 피해 실태에 무관심하다면서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원주민들은 "브라질 정부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원주민 땅에서 불법 광산개발을 장려하면서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야노마미 부족 거주지역에 불법 광산개발업자들이 몰려들어 코로나19를 퍼뜨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야노마미 거주지역에서 활동하는 불법 광산개발업자는 2만5천 명으로 추산된다.
브라질 연방법원은 지난해 7월 야노마미 부족 거주지역에서 불법 광산개발업자들을 내쫓는 조치를 시행하라고 국방부와 법무부, 환경부에 명령했다.
사실상 정부 당국의 방치 아래 원주민 거주지역에서 이뤄지는 불법적인 광산개발 활동에 대해 법원의 제재가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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