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수도권, '트랙터 시위' 후 치안강화…농민대표는 폭력 비난

입력 2021-01-27 14:16
인도 수도권, '트랙터 시위' 후 치안강화…농민대표는 폭력 비난

뉴델리에 전경 추가 배치·인근 주엔 비상 경계령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정부가 26일(현지시간) 수도 뉴델리에서 발생한 '농민 트랙터 시위'와 관련해 수도권 치안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27일 ND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미트 샤 내무부 장관은 전날 밤 긴급회의를 열고 뉴델리에 전투경찰 인력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전날 수천 명의 시위대가 뉴델리 시내와 유적지 '레드 포트' 등을 누비는 과정에서 경찰이 이를 제대로 저지하지 못하자 인력 보강에 나선 것이다.

NDTV는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전날 시위에서 경찰 86명이 다쳤고 버스 8대와 승용차 17대가 파손됐다고 보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일부 경찰이 시위대에 밀려 5∼6m 높이의 벽에서 아래로 뛰어내리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올라왔다.

경찰은 현재 레드 포트 등에서 시위대를 몰아낸 상태로 시위 주동자를 입건하는 등 수사도 시작했다.

뉴델리 인근 하리아나주와 펀자브주에는 비상 경계령이 내려졌다. 수도권 일부 지역의 통신망도 차단됐다.



전날 뉴델리 인근에서는 농민들이 현지 주요 국경일인 리퍼블릭 데이(Republic day)에 맞춰 대규모 트랙터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평화롭게 시위하고 약속된 동선을 지키겠다고 했지만, 일부 농민은 트랙터를 앞세워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예정된 행로를 벗어나 시내로 진입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레드 포트에 진입, 망루에 자신들을 상징하는 깃발을 꽂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농민 지도부는 이번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지도부는 하지만 시위는 지속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들은 지난해 9월 의회를 통과한 농업 개혁법에 반발하고 있다. 이 법은 농산물 유통시장 민간 개방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현재 농민 수만 명은 뉴델리 외곽에서 두 달가량 '숙박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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