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커머스 시장 폭발적 성장…유통가 '라방' 열풍
비대면 소비 증가·MZ세대 부상에 온라인 생방송 인기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유통가에 온라인 생방송으로 상품을 소개하며 판매하는 '라이브커머스' 열풍이 불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비대면 소비 증가, 모바일을 통한 쌍방향 소통에 익숙한 MZ 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의 부상 등이 겹치며 당분간 라이브커머스는 유통업계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이용자 폭발적 증가…매출도 '쑥'
11번가는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인 갤럭시S21 사전예약 시작일인 지난 15일 라이브커머스로 2시간 동안 16억 원어치를 판매했다. 이 방송은 2만8천여 명이 시청했고 실시간 댓글이 7천300개 이상 달렸다.
당시 다른 쇼핑몰에서도 사전예약을 받았지만, 라이브방송으로 휴대전화 실물을 보여준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11번가는 분석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라이브커머스로 28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9년 매출 50억 원의 5배가 넘는다.
방송 1회당 평균 매출도 2019년 1천500만 원에서 지난해에 3천만 원으로 늘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운영하는 라이브커머스 채널의 성장 속도도 무섭다.
네이버의 라이브커머스인 '쇼핑라이브'는 지난해 7월 30일 서비스 시작 이후 6개월 만에 누적 시청 횟수가 1억 회를 넘었다. 누적 구매자는 약 100만 명이었고 이 서비스를 통해 거래된 금액은 지난해 12월 한 달에만 200억 원을 넘었다.
카카오커머스의 '카카오쇼핑라이브'는 베타(시험) 서비스를 시작한 지 6개월만인 지난해 11월 20일 누적 시청 횟수 1천만 회를 기록한 데 이어 다시 50일만인 이달 13일 2천만 회를 넘어섰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9월 리포트에서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올해 2조8천억 원 에 이어 2022년 6조2천억 원, 2023년 10조 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 쿠팡, 무신사도 진출…자체 스튜디오·전담 부서 신설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새로 진출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온라인 패션몰 무신사는 자체 스튜디오와 전문 인력을 갖추고 패션 브랜드에 특화한 '무신사 라이브'를 27일 시작했다.
쿠팡은 최근 '쿠팡 라이브'라는 이름으로 뷰티 카테고리에서 라이브커머스 시범 운영에 나섰다.
'쿠팡 라이브'는 개별 판매자가 '쿠팡 라이브 크리에이터'라는 앱을 내려받아 자체적으로 방송하는 방식이다.
롯데백화점은 자체 방송 채널 '빽라이브'(100LIVE)의 방송 횟수를 지난해 월 180회에서 올해는 월 300회까지 늘리기로 하고 요일별 고정 방송을 시작했다.
현대홈쇼핑은 상반기 중 관련 인력을 늘리고 방송 횟수도 주 50회 이상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올해 1천억 원대의 라이브커머스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중소상공인(SME)을 위한 라이브커머스 전용 스튜디오를 열고 관련 장비 무료 제공, '쇼핑 라이브로 매출 올리기' 강의 제공 등에 나섰다.
◇ 신상품 첫 공개·당일 배송…차별화 경쟁
차별화 경쟁도 시작됐다.
CJ몰은 28일 12시간 동안 라이브커머스로 설 상품 특집 방송을 한다. 고객 확보를 위해 네이버 쇼핑라이브에도 동시에 방송을 내보낸다.
이랜드리테일은 오프라인 유통망을 활용해 방송 당일 배송을 선보였다.
서울 지역에 한해 '대표 산지 라이브방송'에서 소개한 신선식품을 킴스클럽을 통해 방송일에 바로 배송한다.
SSG닷컴은 자체 채널인 '쓱라이브'에서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인 '입생로랑 뷰티'와 '맥'의 신상품을 전 세계에서 처음 공개했다.
SSG닷컴은 지난해 12월 '쓱라이브'에서 입생로랑 신상품을 처음 공개했을 당시 시청자가 1만 명을 넘었고 매출도 내부 목표를 웃돌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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