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화하는 '진짜' 민간 우주관광…ISS 갈 민간인 3명 발표
약 600억원 내고 스페이스X 캡슐 타고 가 8일간 체류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의 우주관광 기업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가 26일(현지시간)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방문할 첫 민간 우주비행사 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들은 각각 5천500만달러(약 606억원)를 내고 내년 초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 캡슐을 타고 ISS를 단기 방문하게 된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정거장 프로그램 담당 매니저 출신 마이크 수프레디니가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액시엄 스페이스는 ISS에 8일간 머물며 과학 실험 등을 할 민간인 3명을 확정해 발표했다.
액시엄이 'Ax-1 미션'으로 이름을 붙인 ISS 방문에는 미국 부동산 투자 사업가 래리 코너, 캐나다 금융가 마크 패시, 이스라엘 공군 조종사 출신 기업인 에이탄 스티브 등이 참여하며, NASA 우주비행사 출신의 액시엄 직원인 마이클 로페스-알레그리아가 우주선 사령관으로 인솔하게 된다.
러시아의 소유스 캡슐을 타고 7명의 부호가 ISS 관광을 다녀온 적이 있지만, 민간 기업이 모집한 우주 관광객이 민간 기업에서 제작한 로켓과 우주선을 타고 ISS를 방문하는 것은 Ax-1이 처음이다.
수프레디니는 AP통신과 회견에서 완전한 민간 ISS 비행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들은 우주로 나가고 싶어하는 사람들로, 우리는 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모두 자신들이 속한 공동체와 국가 발전에 참여하고 이를 위한 일을 해온 인사들로, 본인들의 추진력과 관심으로 첫 민간 요원들을 구성하게 돼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했다.
이들은 의료 검진을 통과하고 15주에 걸친 훈련을 받은 뒤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발사되는 스페이스X의 우주선 드래건 캡슐에 오른다. 발사 뒤 ISS 도착까지 하루나 이틀이 걸리며 8일간 ISS의 미국 구역에 머물며 과학 실험과 교육 봉사 등을 하게 된다.
이들 중 부동산 사업가 코너는 올해 71세로, 1998년 77세로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탄 존 글렌에 이어 두 번째 고령 우주비행 기록을 갖게 된다.
이스라엘 조종사 출신 기업인 스티브는 지난 2003년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폭발사고로 목숨을 잃은 이스라엘의 첫 우주비행사 일란 라몬과 가까운 친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정거장 체류와 우주유영 경력을 가진 로페스-알레그리아는 이들을 "개척자 모듬"이라고 했다. 과학·기술 전문매체 '더 버지'(The Verge)와의 회견에서는 "미래의 흐름을 잡아주는 트렌드 세터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모두의 기대를 뛰어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했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앞으로 연간 두 차례에 걸쳐 민간인의 ISS 관광을 주선할 계획이며, 2024년부터는 ISS에 독자 입주 시설을 갖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버진그룹 회장 리처드 브랜스의 '버진 갤럭틱'과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도 올해 안 시작을 목표로 우주 유료관광을 추진 중이나, 이는 수분 정도 짧게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형태에 그치고 있다.
스페이스X도 우주관광 기업 '스페이스 어드밴처'와 4명의 민간인을 우주 궤도로 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나 시기는 액시엄보다 늦은 2022년 무렵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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