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가톨릭·개신교 지도자들도 대통령 탄핵 주장에 가세
"코로나19 부실대응으로 피해 키워"…하원에 탄핵요구서 낼듯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최근 브라질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가톨릭과 개신교계 지도자들도 가세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가톨릭과 개신교 지도자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안일하게 대응하고 방역을 무시해 피해를 키우는 등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하원에 대통령 탄핵 요구서를 제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주목된다.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하더라도 가톨릭과 개신교 지도자들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기로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그만큼 보우소나루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악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브라질 언론은 전했다.
23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보우소나루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31%, 부정적 40%로 나왔다.
보우소나루 탄핵에는 찬성 42%, 반대 53%로 반대 의견이 우세하지만, 최근 좌파와 우파 시민단체들이 대통령 퇴진 촉구 시위에 나서면서 여론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지금까지 하원에 접수된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요구서는 62건에 달한다.
군사독재정권(1964∼1985년)이 종식되고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후 탄핵 요구서가 가장 많았던 것은 좌파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68건)이지만, 이는 2011년 1월 취임 이래 2016년 8월 탄핵으로 물러날 때까지 집계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제 막 집권 3년 차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탄핵 요구가 말 그대로 봇물 터지듯 한 모습이다.
브라질 헌법상 대통령 탄핵 절차 개시 여부는 하원의장의 결정에 달렸다.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려면 하원에서 전체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 2(342명) 이상, 상원에서 전체 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5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앞서 유력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는 최근 하원의원 가운데 102명이 탄핵에 찬성하고 29명은 반대 입장을 가졌으며 382명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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