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26일 투자주의 종목 지정…투자 관련 정보 문자 급증
대형주 쏠림 현상…이달 '5% 이상 상승 & 시총 1조 증가' 51차례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기아차[000270]가 26일 하루 주식 투자 관련 정보가 담긴 스팸 문자가 늘어났다는 이유(스팸 관여 과다)로 투자주의종목에 지정됐다.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가 이런 이유로 투자주의종목에 지정된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증시에서 대형주 쏠림 현상을 보여주는 일면으로도 보인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투기적이거나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는 종목 또는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하는 종목에 대해 투자자의 주의를 환기하기 위해 시장경보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단계별로 ▲투자주의종목 ▲투자경고종목 ▲투자위험종목이 있으며 투자주의종목은 가장 낮은 단계다.
이중 스팸 관여 과다 종목은 주식 관련 스팸 문자가 대량으로 발송되는 동시에 주가가 급등하거나 거래량이 급변한 종목을 말한다.
주가의 목표가를 제시하거나 주식 매수를 추천하는 등 주식 관련 정보가 담겼는지를 기준으로 거래소는 스팸 과다 여부를 판단한다.
거래소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업무협약을 맺고 주식 관련 스팸 문자 신고 현황을 제공받아 작년 3월부터 일정 기준을 넘는 '스팸 관여 과다 종목'을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해왔다.
기아차는 최근 5일간 주식 관련 내용의 스팸 문자 신고가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올해 들어 지난 25일까지 주가가 49.5% 오르는 등 주가도 급변했다.
보통 스팸 관여 과다 종목은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들이다. 매수 추천 등 문자 유포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소위 '작전주'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시총이 큰 기아차의 경우 그보다는 애플과의 협력설 등 이슈가 있었고 이에 기아차 관련 투자 정보가 담긴 스팸 문자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거래소의 설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아차 주식 관련 스팸 문자의 트래픽이 일정 이상 지속되고 시황이 기준에 도달하게 되면 스팸 관여 과다 종목에 지정하게 된다"며 "스팸 관여 과다 종목은 '(주식 투자 관련) 문자가 많이 돌았다' 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호재는 없는데 주가가 오르면서 스팸 문자가 돌면 투자자에게 주의를 환기하는 차원에서 스팸 과다 관여 종목으로 지정한다"며 "기아차의 경우 애플과의 협력설 등 호재도 있었고 시총도 커서 같은 경우로 보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아차는 3.86% 떨어진 8만9천700원에 마감했다.
한편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주가가 5% 이상 상승하면서 동시에 시총이 1조원 이상 늘어난 경우는 총 51번 발생했다. 이는 월별 기준으로 작년 3월(46번) 이후 가장 많다.
5% 이상 오르면서 시총이 2조원 이상 증가한 경우는 24번으로 작년 이래 가장 많았다.
시총이 1조원 이상 늘기 위해서는 30.00% 가격제한폭을 고려했을 시 최소 시총이 3조3천억원 이상은 돼야 한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코스닥시장에서 3조3천억원이 넘는 시총을 가진 상장사는 10곳이다.
즉 코스피 대형주가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이들이 5% 이상씩 상승한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인이 이렇게 거래를 많이 하는 상황이 '전무후무'하다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로 전례 없는 개인 장을 보고 있고 그렇다 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주가 5% 이상 움직이는 게 흔치 않은 일"이라며 "영역 상으로 높은 곳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 외에 과열에 대한 신호도 보이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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