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반부패' 발언 후 고위급 사정작업 속도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부패 척결 의지를 천명한 뒤 중국 당국이 '호랑이'로 불리는 고위급 인사 등에 대한 사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중국 공산당 사정·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에 따르면 랴오닝성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을 지낸 리원시(李文喜)가 심각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리원시는 공안부 주관단체인 중국경찰협회 부주석, 랴오닝성 경찰협회 주석 등을 역임했다.
또 그가 랴오닝성 공안청장을 맡았던 2000년대 초반 랴오닝성 성장은 시 주석의 정적이었던 보시라이(薄熙來)였다.
중국매체들은 리원시가 올해 들어 낙마한 '첫번째 호랑이'라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베이징(北京)시 정협 부주석을 지낸 리웨이(李偉)가 뇌물 수수 혐의로 체포된 상태라고 신화통신이 이날 전했다.
리웨이는 국가감찰위원회 조사를 마치고 검찰에 넘겨져 기소됐으며, 사건은 추가 처리 절차를 밟고 있다.
문화여유(관광)부 부부장(차관)을 지낸 리진짜오(李金早)는 공산당 당적과 공직을 동시에 박탈당하는 '솽카이'(雙開) 처분을 받았다고 환구시보가 전날 보도했다.
리진짜오는 뇌물수수 외에도 공산당에 충성하지 않고 조직의 심의에 대항하며 조직을 기만했을 뿐만 아니라, 미신 활동을 했다는 것이 사정당국의 조사 결과다.
이러한 고위급 사정 소식은 시 주석이 지난 22∼24일 19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5차 전체회의에서 "당 집권의 최대 위험인 부패가 여전히 존재한다"며 고강도 기강 잡기를 예고한 직후 연이어 나왔다.
시 주석은 당시 "부패와 반부패의 투쟁은 장기간 존재할 것이다. (반부패 투쟁에서) 조금이라도 느슨해졌다가는 그간의 성취가 물거품이 될 것이다. 반부패는 선택이 아니라 기필코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공안기관 사령탑인 중앙정법위원회의 천이신(陳一新) 비서장도 25일 "부패 문제를 엄중 처벌하고 관용이 없어야 한다"면서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 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신임 행정부 출범에 맞춰 시 주석이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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