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두개 내 고혈압과도 관계있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비만 인구가 늘어나면서 과체중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특발성 두개 내 고혈압(IIH: idiopathic intracranial hypertension) 발생률도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발성 두개내 고혈압은 뇌의 기질적인 병변 없이 두개내압이 상승하는 질환으로 심한 두통, 어지럼증, 이명, 오심, 시력 감소, 복시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특히 과체중이나 비만한 사람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스완지(Swansea)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윌리엄 피크렐 교수 연구팀은 웨일스에서 비만 인구 증가와 함께 IIH 발생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3일 보도했다.
웨일스에서는 2003년부터 2017년까지 IIH 발생률이 10만 명당 12명에서 76명으로 6배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에 비만 인구도 29%에서 40%로 크게 증가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간에 발생한 IIH 환자 1천765명의 조사자료 중 체질량지수(BMI: body-mass index)를 IIH가 없는 사람의 BMI와 비교해 봤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비만한 사람이 IIH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임기의 비만 여성이 IIH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IIH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그중에서 과체중과 비만이 상당 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음을 이 결과는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여러 원인 중에서 과체중과 비만이 주목되는 이유는 복부의 과도한 지방이 흉부의 압력을 높여 흉부에서 뇌로 가는 혈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두개골 내 압력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IIH가 발생하면 투약 또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IIH는 뇌와 척수를 감싸고 있는 공간에 혈압이 증가한 것으로 이 공간은 부상으로부터 뇌를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 공간에는 뇌에 영양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방출하는 뇌척수액으로 차 있다.
IH 발생률 급증과 비만 인구 증가는 영국 웨일스에서 나타난 것이지만 영국 전체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세계의 비만 인구는 1975년에서 2016년 사이에 거의 3배 늘어났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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