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친일·반일 아닌 애일가" 강창일 주일대사 조명

입력 2021-01-26 10:07
日언론, "친일·반일 아닌 애일가" 강창일 주일대사 조명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역사 문제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 간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지난 22일 부임한 강창일(68) 일본 주재 한국대사를 일본 주요 신문이 잇따라 조명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26일 사진을 곁들인 지면 기사를 통해 강 대사가 걸어온 길과 좌우명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 신문은 강 대사가 발령장을 받은 지난 8일 일본 정부에 배상을 명령한 서울중앙지법의 위안부 피해자 소송 판결이 나왔다면서 "머리가 아프다. (책임으로) 어깨도 무겁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그렇게 말했어요"라고 한 강 대사의 발언을 전했다.

이어 "서울대 재학 중에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고, 1983년부터 8년간 도쿄대에서 유학해 박사학위를 받았다"며 당시는 도쿄대에서 역사학을 공부하는 한국인 유학생이 없던 시대였다고 설명했다.

익명의 당시 후배는 마이니치신문에 "(강 대사) 집은 (한국인) 유학생들이 모이는 장소였다"면서 시험이 끝난 뒤에는 술잔을 주고받거나 논문 작성을 서로 돕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강 대사가 일본 유학 중에 한일 병합 과정의 역사를 연구하고 제주 4·3 사건 피해자의 명예회복 운동에도 참여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강 대사가 2004년 대학 강단을 떠나 국회의원이 된 후로는 징용소송 문제와 관련해 원고 측 변호인과 시민운동가,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참여하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등 해결책을 모색하는 가교역할을 맡아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 대사의 좌우명이 '중도'(中道)라며 "항상 갈등 속에 비집고 들어가 접점을 찾아왔다"고 호평했다.

이 신문은 강 대사가 술자리에서 농담조로 "친일(親日)도, 반일(反日)도 아니다. 나는 진정한 애일가(愛日家)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는 전언으로 인물평을 맺었다.

앞서 도쿄신문도 지난 24일 자 지면을 통해 "내 역할은 21세기의 조선통신사라고 생각한다"는 말과 함께 사진을 곁들여 강 대사를 독자들에게 소개했다.

도쿄신문은 강 대사가 1991년 일본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뒤 배재대 교수가 되어 일본학과를 창설하고 한일 학생 교류를 추진하는 등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도 한일 간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길을 걸어왔다면서 한일 관계가 "극단으로 흐르지 않도록 다리 놓는 일을 하고 싶다"는 강 대사의 포부를 전했다.

지난 22일 나리타(成田)공항에 도착한 강 대사는 일본 정부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2주 동안 대사관저에서 격리 생활을 거친 뒤 공식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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