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코로나19 위기 와중에 2022년 대선출마 시사
3월까지 창당·입당 결정할듯…여론 악화·지지율 하락세가 걸림돌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실 대응으로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2022년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3월까지 소속 정당을 결정하고 나서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2022년 대선 출마를 준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18년 대선에서 우파 사회자유당(PSL)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나 이후 당 대표와 갈등을 빚다가 2019년 11월 탈당해 현재 무소속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복음주의 개신교 세력의 지지를 배경으로 '브라질을 위한 동맹'(APB)이라는 극우 정당 창당을 추진해 왔으나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3월까지 창당을 시도하되 어려워지면 기존 정당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해 입당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보우소나루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31%, 부정적 40%로 나왔다. 지난달 초 조사와 비교하면 긍정적 평가는 6%포인트 내려갔고, 부정적 평가는 8%포인트 높아졌다.
보우소나루 탄핵에 대해선 찬성 42%, 반대 53%로 나와 반대 의견이 우세하지만, 최근 좌파는 물론 우파 시민단체들까지 대통령 퇴진 촉구 시위에 나서면서 여론이 악화하고 있어 상황은 유동적이다.
지금까지 하원에 접수된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요구서는 62건에 달하며, 이 가운데 요건을 갖추지 못한 5건을 제외하고 57건은 언제든 탄핵 추진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패배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처럼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정국을 극도의 혼란 양상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치러진 지방선거가 현 정권의 패배로 끝나자 개표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개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사당 난동 사태 이후엔 브라질에서 시행되는 전자투표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2022년 대선을 전후해 미국보다 더 심각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선거 업무를 총괄하는 연방선거법원은 보우소나루 자신이 전자투표 방식으로 하원의원과 대통령에 당선됐으면서 부정선거 가능성을 주장하는 것은 억지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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