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사태 충돌…미 "석방 요구시위 억압 규탄" 러 "내정간섭"

입력 2021-01-25 11:08
수정 2021-01-25 12:40
나발니사태 충돌…미 "석방 요구시위 억압 규탄" 러 "내정간섭"

미 정치권도 가세하며 전방위비판…푸틴측 "러시아인 위법 조장" 발끈

바이든 새 행정부 출범하자마자 양국 긴장 국면 고조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이 러시아 전역으로 번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 시위를 지지하고 나서자 러시아 당국은 즉각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했다.

지금까지 체포된 시위대가 3천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발니 체포 문제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초기부터 미·러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조짐이다.

24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국무부, 대사관 등에 이어 정치권에서도 속속 러시아 시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미 국무부는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이번 주말 러시아 전역 도시에서 시위대 및 언론인을 상대로 가혹한 수단을 동원한 것을 강력하게 비판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어 러시아 당국의 나발니 체포 및 평화 시위 억압이 "시민 사회와 자유를 한층 더 제한하려는 조짐"이라고 지적하고 "인권 수호를 위해 동맹 및 파트너와 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모스크바 주재 미 대사관도 러시아 압박에 가세했다.

레베카 로스 대변인은 같은 날 트위터 계정에 "우리는 러시아 38개 도시에서 일어난 시위와, 평화적 시위 참가자 및 언론인 체포에 대한 보고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평화로운 시위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모든 이들의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로스 대변인은 그러면서 "러시아 당국이 내린 조치는 이들을 억압한다"면서 "평화 시위대 및 언론인을 체포하는 러시아 당국은 발언의 자유 및 평화 집회를 억압하려는 활동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콜 의원, 벤 새스 공화당 상원의원 등이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측은 즉각 반발했다.

푸틴 대통령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24일 성명을 통해 미 당국자들의 발언은 러시아에 대한 내정 간섭이며 러시아인의 불법을 부추기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에서는 토요일인 23일부터 나발니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전역으로 번져나가 수만명이 참가하고 수천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규모를 놓고 외신 보도와 러 당국 발표가 엇갈리고 있다. AFP 통신은 모스크바에서 약 2만 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만여 명이 각각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비정부기구(NGO) 'OVD-인포'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1천398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526명 등 러 전역에서 시위자 3천521명이 체포됐다.

야권 지도자인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을 비판해온 상징적 인물로,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 증세로 혼수 상태에 빠졌다가 독일에서 치료 뒤 이달 17일 귀국했으나 즉각 체포됐다.

그는 체포 이후에도 SNS(소셜미디어)로 푸틴 대통령의 호화판 리조트를 폭로하는 동영상을 공개하고 비판 행보를 이어가면서 대대적인 시위가 촉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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