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평론가에서 국가수반까지…재선 성공한 포르투갈 대통령(종합)
61% 득표율로 압승…"코로나19와의 싸움을 최우선으로 하겠다"
(서울·파리=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현혜란 특파원 = 별명 '마르셀루 교수님'으로 불리는 마르셀루 헤벨루 드소자(72) 포르투갈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재선했다.
중도우파 성향의 헤벨루 드소자 대통령은 99.91% 개표 결과 60.70%의 득표율을 얻어 압도적인 표 차로 승리를 거뒀다.
사회당의 아나 고메스 후보가 12.97%, 극우정당 셰가의 앙드레 벤투라 후보가 11.90% 득표율로 각각 2위, 3위를 차지했다.
헤벨루 드소자 대통령은 승리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싸움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약속했다.
인구가 1천만명을 조금 넘는 포르투갈에서는 최근 들어 매일 같이 1만명 안팎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지난 15일 포르투갈 전역에 봉쇄령을 내렸고 대선 당일에는 예외적으로 외출을 허용했다. 이날 투표율은 39.49%로 집계됐다.
언론사 기자 출신으로 법학대 석좌교수였던 헤벨루 드소자 대통령은 2000년대 초반 TV 평론가로 데뷔해 얻은 명성을 바탕으로 2016년 대선에서 승기를 쥐었다.
그는 대통령으로 재직하면서도 소탈한 모습을 자주 보여줘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해 5월 반바지 차림으로 슈퍼마켓에 줄을 서는 사진이 인터넷에 퍼져 눈길을 끌었고, 그해 8월에는 카약이 뒤집혀 물에 빠진 소녀들을 구하러 바다에 뛰어들어 화제가 됐다.
정치 엘리트 집안 출신으로 그의 아버지는 마르셀루 카에타누 독재정권에서 장관과 식민지 총독 등을 지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1974년 '카네이션 혁명'으로 독재정권이 무너진 이후 정계에 발을 들인 헤벨루 드소자 대통령은 사회민주당 창당에 참여하고 1996∼1999년 당을 이끌었다.
포르투갈 대통령 임기는 5년으로 한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헤벨루 드소자 대통령의 두번째 임기는 3월 9일 시작된다.
포르투갈에서는 의회 다수당 대표인 총리가 행정수반으로서 정부 운영을 책임지고, 국민이 직접 선출한 국가수반으로서 대통령은 국회해산권, 군 통수권, 법률안 거부권 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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