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으로 치고받는 공화당…"멍청한 일"·"탄핵사안"
탄핵소추안 상원 송부 앞두고 이견…"전직 대통령 탄핵 위헌" 트럼프 방어도
만일 대비 병력 5천명 3월까지 워싱턴 잔류…"트럼프 3월4일 취임" 음모론도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상원 송부를 앞두고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24일(현지시간) 이견을 노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앙숙 밋 롬니 상원의원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우리가 본 것은 내란 선동인데 이는 탄핵당할 만한 사안이라고 본다"면서 "아니라면 무엇이 탄핵 사안인가?"라고 말했다.
퇴임한 대통령에 대해 탄핵 추진이 가능한지와 관련해서도 "헌법에 합치된다는 게 꽤 분명하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탄핵에 찬성할지는 상원에서 진행되는 재판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롬니 의원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번째 탄핵 위기에 몰렸을 때 공화당 상원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탄핵 찬성표를 던진 인물이다.
다른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둔했다. 마코 루비오 의원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탄핵) 재판은 멍청한 일이고 생산적이지 못한 일이다. 이미 이 나라에 불길이 일고 있는데 기름을 들이붓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민주당의 탄핵추진을 비난했다.
톰 코튼 의원도 폭스뉴스에 나와 "많은 미국 국민은 일주일 전 자리에서 떠난 인물을 물러나게 하려고 상원이 시간을 쓰는 것을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이크 라운드 의원도 NBC 인터뷰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이 헌법에 맞는다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소추안은 25일 상원에 송부될 예정이며 2월 8일부터 상원의 탄핵재판이 시작된다. 탄핵안이 상원을 통과하려면 공화당 의원 17명이 민주당에 가세해야 한다.
적지 않은 숫자지만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반대를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여지를 두고 있어 향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원에서는 10명의 공화당 의원들이 반기를 들고 탄핵에 찬성했다.
워싱턴DC에는 탄핵재판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 주방위군 5천 명이 3월 중순까지 잔류할 예정이라고 CBS방송과 폴리티코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의회 난입 사태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을 위해 미 전역에서 주 방위군 2만5천명이 워싱턴DC에 동원됐다. 이 중 상당수는 해산되지만 2월 초에 7천명이 남고 이후 5천명으로 천천히 줄어들 예정이다.
폴리티코는 음모론을 신봉하는 극단주의 단체 큐어넌 사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월 4일 두번째 임기를 위해 취임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어 보안 우려도 있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대통령 취임일은 원래 3월 4일이었으나 1933년 수정헌법 20조가 마련되면서 1월 20일로 바뀌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이에 따라 1935년 두번째 임기를 1월 20일에 시작했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