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서바이벌플랜' 가동…8년여만에 전직원 대상 희망퇴직

입력 2021-01-21 09:53
르노삼성 '서바이벌플랜' 가동…8년여만에 전직원 대상 희망퇴직

수익성 강화·경쟁력 개선 차원…작년 판매·생산 2004년 이후 최저치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르노삼성차가 수익성 강화 등을 위해 '서바이벌 플랜'을 가동하고,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본사인 르노그룹이 수익성 강화를 주문한 가운데, 경쟁력 개선 없이는 향후 신차 프로젝트 수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에서 취하는 조치다.



르노삼성차는 2019년 3월 이후 입사자를 제외한 모든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다음달 26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21일 밝혔다.

근속년수에 따른 특별 위로금과 자녀 1인당 1천만원 학자금, 차량 할인 혜택 등 희망퇴직시 받는 처우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인당 평균 1억8천만원(최대 2억원) 수준이다.

르노삼성차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2012년 8월 이후 8년여 만이다. 당시에는 900여명이 희망퇴직했다. 르노삼성차는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2011년 2천150억원, 2012년 1천721억원의 적자 상황에서 2012년 '리바이벌 플랜'을 시행해 2013년 영업이익이 445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올해 들어 르노삼성차는 연초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하며 전체 임원의 40%를 줄이고 남은 임원의 임금을 20% 삭감하고 있다.

이번 '서바이벌 플랜'에는 내수 시장에서 수익성을 더 강화하고, XM3 수출 차량의 원가 경쟁력 강화와 안정적인 공급을 통해 부산 공장의 생산 경쟁력을 입증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르노삼성차는 작년 내수 시장에 6종의 신차를 출시했지만 9만5천939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며 내부적으로 목표했던 10만대 판매 달성에 실패했다.



2016년의 경우 SM6와 QM6 등 신차 2종으로 11만대 이상의 내수 판매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작년 수출 실적은 2014년부터 부산공장 전체 수출 물량 중 72% 이상을 차지하던 닛산 로그 생산이 작년 3월로 종료되며 전년 대비 80%가량 급감했다.

작년 내수와 수출을 더한 전체 판매 대수와 생산 물량은 각각 11만6천166대와 11만2천171대로, 2004년(판매 대수 8만5천98대, 생산 대수 8만906대)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다. 이에 따라 2012년 이후 8년 만에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내수 시장의 심화한 경쟁 구도 속에서 부진을 겪는 가운데 지속적인 고정비 증가가 맞물리며 내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2교대 공장 가동률을 100%로 보면 작년 공장 휴무, 1교대 등으로 공장을 비가동한 시간은 24%나 된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 글로벌 시장 침체에 따른 그룹 내 공장의 제조원가 경쟁 심화 등으로 미래 생산 물량 확보가 불투명하다는 것이 르노삼성차의 판단이다.



본사인 르노그룹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

르노그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존 시장 점유율과 판매량 중심에서 탈피해 수익성과 현금 창출, 투자 효과 등의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조직으로 변화하겠다는 새 경영 전략 '르놀루션'을 발표했다. 특히 수익성을 더 강화해야 하는 지역으로 라틴아메리카, 인도와 함께 한국을 언급했다.

르노삼성차가 완성차 업체중 유일하게 2020년 임금단체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것도 부담이다. 노사는 이날 제4차 본교섭을 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서는 대내외 경영 환경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르노삼성차 조직의 구조 개선과 함께 현재의 판매·생산량에 대응하는 고정비, 변동비의 축소와 탄력적 운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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