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준법위 본연의 역할 다해달라"…구속 후 첫 메시지(종합)
준법감시위원회 정례회의 앞두고 당부…준법위 계속 지원 의지 밝혀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구속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21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계속해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8일 구속 이후 나온 첫 옥중 메시지다.
삼성전자는 21일 변호인을 통해 이 부회장이 "준법감시위원회의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위원장과 위원들께는 앞으로도 계속 본연의 역할을 다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했다고 전했다.
이날은 서울 서초사옥에서 준법위 정례회의가 열렸다.
앞서 18일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준법감시위원회가 실효성의 기준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고, 앞으로 발생 가능한 새로운 행동을 선제적으로 감시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 부회장의 양형에 준법위 활동을 참고하지 않고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은 이에 따라 선고 직후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이 부회장의 구속과 재판부의 부정적 판단에 따라 일각에선 삼성이 준법감시위원회를 지속할 명분이 약해진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구속 후 첫 준법위 회의를 앞두고 위원회 활동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힘과 동시에 위상이 흔들릴 뻔한 위원회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대국민 사과 자리에서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이며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다"며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고, 활동이 중단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말 파기환송심 최후진술에서도 "모두가 철저하게 준법감시의 틀 안에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했고, 선고공판을 일주일 앞둔 이달 11일에는 직접 준법위 위원과 만나 "준법위의 독립성과 지속적인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준법위는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가 2019년 10월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 과감한 혁신 ▲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 ▲ 재벌체제 폐해 시정 등 3가지를 주문하면서 출범한 조직이다.
정준영 파기환송심 부장판사는 당시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정치 권력으로부터 또다시 뇌물 요구를 받더라도 응하지 않을 그룹 차원의 답을 가져오라"고 주문했고, 삼성이 이에 응해 지난해 2월 준법감시위원회를 설립했다.
준법위는 이날 열리는 정기회의에서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7개 관계사가 제출한 준법 감시개선안을 검토,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 등 관계사들은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전문심리위원들이 준법위의 한계로 지적했던 점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최고경영진에 대한 감시 강화 등을 담은 개선안을 마련해 지난달 준법위에 전달했다.
준법위는 회의를 마친 뒤 이날 회의 내용과 향후 준법위 활동 등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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