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퇴임하자마자 등 돌린 프라우드 보이스…"그는 패배자"
큐어넌도 이합집산 분위기…큐어넌 지도자 "각자 삶으로 돌아가자"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미국의 극우파 집단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프라우드 보이스 내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텔레그램 등 프라우드 보이스의 온라인 모임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완전한 패배자"라거나 "협잡꾼", "약체"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지지 집회에 참석하지 말라는 지시도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워싱턴DC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프라우드 보이스 회원들이 중심적인 역할을 맡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180도 입장 변화로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입장 변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사당 난입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 것이 계기가 된 것 같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사당 난입 사태 후 패배를 인정하고, 백악관을 비워준 것을 지지자들에 대한 배신행위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프라우드 보이스 회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들에 대한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분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프라우드 보이스뿐 아니라 '오스 키퍼스'나 '쓰리 퍼센터스' 등 다른 극단주의 그룹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딥스테이트로부터 미국을 구할 구세주로 숭배했던 음모론 집단 '큐어넌'(QAnon)의 이합집산도 가속하는 분위기다.
큐어넌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로 꼽혔던 기업가 론 워킨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 직후 인터넷에 사실상 큐어넌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큐어넌 회원들에게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했고, 시민들의 의무는 헌법 준수"라며 "이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자"고 촉구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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