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보우소나루식 방역'…주변 인사 줄줄이 코로나 걸려
격리 반대·말라리아약 사용 주장하던 최측근 기업인 양성판정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하고 방역 지침을 무시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주변 인사들이 줄줄이 코로나19에 걸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최측근 기업인으로 꼽히는 루시아누 행기(58) 최고경영자(CEO)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고 상파울루 시내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뿐만 아니라 모친과 부인도 코로나19에 걸려 같은 병원에 입원 중이며, 모친은 중증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기 CEO는 수일 전에 병원에 입원했으나 자신의 몸 상태를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병원 측에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소매 체인을 운영하는 행기 CEO는 재계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가장 열렬히 지지하는 대표적인 인사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재계의 지지를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고 말라리아약과 구충제를 코로나19 환자 조기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경제회복을 앞세워 지방 정부들의 사회적 격리 조치에도 반대했다.
그러나 브라질 보건부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은 현재로서는 코로나19 환자를 조기 치료할 수 있는 약품은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브라질에서는 지난해부터 정부와 의회, 사법부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코로나19에 걸리면서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진원을 둘러싸고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관저 격리에 들어갔다가 네 번째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20여 일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은 지난달 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관저 격리에 들어간 지 2주 만에 회복됐다.
상원의장과 하원의장, 연방대법원장 등 입법·사법·행정부 수장들과 장관급 각료 10여 명이 줄줄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가 회복됐다. 지난해 10월에는 83세의 현역 상원의원이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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