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하는 LG…전장·AI 키우고 휴대폰은 철수 검토

입력 2021-01-20 16:53
수정 2021-01-20 18:20
'디지털 전환'하는 LG…전장·AI 키우고 휴대폰은 철수 검토

'선택과 집중'으로 미래 사업 육성…사업구조 재편 가속화

전장·AI 확대 위해 추가 M&A·합작사 설립 전망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LG전자가 20일 수년간 적자를 기록한 모바일(MC) 사업부에 대해 매각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돈이 안 되는 사업은 과감하게 버리거나 축소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집중적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구광모 LG 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수단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했다.

그 결과 기존 가전·화학 등 주력 사업 외에 인공지능(AI), 로봇, 전장, 전기차 배터리 등을 그룹의 새로운 핵심 사업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재계는 앞으로 LG전자가 성장 정체기에 놓인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하고 대신 전장, AI, 로봇 사업 확대에 매진할 것으로 본다.

LG전자가 최근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이하 마그나)과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것도 전장사업을 주요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 차와 첨단 전자장치가 탑재된 자율주행차가 미래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LG그룹은 LG화학[051910]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 LG이노텍[011070], LG디스플레이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부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파워트레인, 차량용디스플레이, 차량 통신·조명용 부품을 아우르는 종합 전장 회사로 거듭났다. 이 분야에서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환경을 갖춘 것이다.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이달 11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1에서 열린 마그나 프레스 행사에 출연해 "우리의 목표는 산업계의 선도적 자동차 부품 및 솔루션 공급사 중 한 곳이 되는 것"이라며 "자동차 산업이 LG의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의 핵심 동력원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전장 사업을 키우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LG전자는 디지털 전환에 맞춰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TV 광고·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알폰소'(Alphonso Inc.)를 인수해 기존 가전·TV·부품 등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군에서 소프트웨어 사업을 접목함으로써 또 한 번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결국 기존 사업 구조를 효율화, 고도화하는 것이 MC사업 재검토의 배경"이라며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그룹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LG가 최근 전장과 함께 공들이는 부문이 바로 AI와 로봇이다.

LG그룹은 이달 7일 LG전자·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16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인공지능 전담 조직인 'LG AI 연구원(LG AI Research)'을 출범했다.

그룹 차원에서 머리를 맞대 AI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AI 사업을 확대해나가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세계적인 AI 석학이자 구글의 AI 연구조직 '구글브레인' 출신인 이홍락(43) 미국 미시간대학교 교수를 영입하기도 했다.

재계는 LG전자가 조만간 전장과 AI·로봇 등의 분야에서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이나 합작법인 설립 등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 입장에선 미래 먹거리를 키우는 게 절실하다"며 "MC사업부는 매각이 유력해 보이는 가운데 결국 그 매각대금은 전기차 등 친환경차 부품 등 전장사업과 로봇 사업 등을 키우는 데 쓰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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