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문 "문대통령, 도쿄올림픽 전에 스가와 회담 모색"
"도쿄올림픽에 북한 고위급 초대 조율 원한다" 분석도
'징용·위안부' 발언에 시선집중…대일외교 방향에 촉각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간 갈등 현안에 관해 기존과 결이 다른 발언을 내놓은 가운데 일본에서는 한국의 외교 구상에 대한 여러 관측과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이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본 기업 자산을 강제 매각하는 방식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하자 일본 측은 "그간 고집해 왔던 사법 판단을 존중하는 입장을 전환해 외교적 해결을 목표로 한다는 방침"(요미우리신문)이라고 분석하는 등 한국의 대일 외교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문 대통령이 현금화(자산 강제 매각)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이 "처음"이라면서 "한국 정부가 종래의 방침을 바꾸는 것은 아니지만 대일 관계가 더 악화하는 것을 피하겠다는 생각이 엿보인다"는 분석을 20일 내놓았다.
한국 측이 대북 정책의 진전을 꾀하기 위해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문 대통령이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전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회담을 실현하고 일본 정부와 협력해서 도쿄올림픽에 북한 고위급 관료를 초대하는 것을 조율하고 싶어한다고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문 대통령의 18일 발언과 관련해 익명의 한국 정부 관계자가 "염두에 둔 것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라고 설명했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앞서 일본을 방문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2018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북미 고관 대화가 실현된 것을 모델로 도쿄올림픽 때도 각국이 참가하는 고위급 협의를 하자고 제안하는 등 문 대통령의 의향을 반영해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이 협력하자는 제안이 작년 11월 이어졌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신문은 문 대통령의 지시가 "한일 정상회담 실현을 위해 각자가 최대한 공을 던지라는 수준"(한국 정부 관계자)이며 구체적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오자 청와대 내에서는 도쿄올림픽을 외교 무대로 활용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번졌고 문 대통령의 18일 발언은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마이니치는 풀이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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