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위기 이탈리아 연정 '운명의 날'…상원 신임 표결

입력 2021-01-19 19:37
벼랑끝 위기 이탈리아 연정 '운명의 날'…상원 신임 표결

콘테 총리 "국민을 위한 정치 해달라" 지지 호소

표결서 지면 정국 혼돈 현실화…조기총선도 거론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기사회생이냐, 좌초냐'

이탈리아 상원은 19일(현지시간) 오전 주세페 콘테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에 대한 신임 표결 절차에 들어갔다. 붕괴 위기에 내몰린 연정의 진퇴를 결정할 승부처이자 최대 고비다.

콘테 총리는 이날 상원에 출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인 지금은 단결과 국민을 위한 정치가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연정은 18일 치러진 하원 표결에서 과반의 지지를 확인해 한숨 돌렸다.

하지만 상원 표결 전망은 밝지 않다.

이탈리아 상원은 종신 의원 6명을 포함해 총 321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반체제정당 오성운동과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연정이 확보한 의석수는 148석으로 과반에 못 미친다.

상원에서 18석을 보유한 중도 정당 '생동하는 이탈리아'(IV)가 지난 13일 정책적 이견을 이유로 연정 탈퇴를 선언하며 과반이 무너졌다.

이날 표결의 향배는 연정이 IV의 공백을 얼마나 많이 메우느냐에 달렸다.

연정은 주세페 콘테 총리를 필두로 무소속 및 야당 의원들을 우군으로 돌려세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만, 현재로선 과반 확보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연정 지지표를 152∼159표, 라 레푸블리카는 155표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정이 상원의 신임을 얻는데 실패하면 정국은 혼돈 속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현지 언론에서는 ▲ 오성운동-민주당 중심의 새로운 연정 구성 ▲ 오성운동-민주당-IV 연정 복원 ▲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같은 중립적 위기관리 인사의 총리 영입을 통한 통합 연정 구성 등의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마저 여의치 않으면 결국 현 의회 임기를 2년여가량 앞두고 조기 총선의 길로 가게 된다. 총선이 치러진다면 그 시점은 6월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여론 구도상 극우 정당 동맹을 중심으로 한 우파연합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된다.

여권은 최악의 시나리오인 조기 총선만은 피하려고 분투하고 있으나 그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상원 신임 표결 결과는 의원들의 토론을 거쳐 이날 오후 늦게 공표될 전망이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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