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수감자 백신접종 시작
공안장관 "가장 마지막에 접종" 발언에 비난 쇄도
인권단체, 서안·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에 백신제공 촉구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이스라엘 교정 당국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AF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교정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현재까지 수감자 20명이 코로나19 백신 1회차 접종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자국민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해 현재까지 200만 명 이상이 1회차 접종을 마쳤다. 이스라엘 인구는 약 879만 명으로 이미 20% 이상이 백신을 맞은 것이다. 인구 대비 접종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하지만 아미르 오하나 공안장관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즉 '보안사범'은 이스라엘 일반 국민이 모두 접종을 마친 후에야 접종받을 수 있다고 밝혀 인권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아비차이 만델블리트 이스라엘 검찰총장 역시 오하나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해당 발언이 "불법성으로 얼룩졌다"고 지적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는 약 4천400명으로 추정된다. 비정부기구인 '팔레스타인 수감자 클럽'은 이 중 약 25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3명이 백신을 맞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 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에게도 백신을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서안 지구에 정착한 유대인들에겐 백신을 맞히면서 팔레스타인 주민은 접종하지 않는 점을 비난했다.
HRW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 책임자인 오마르 샤키르는 "서안지구에선 유대인인지 팔레스타인인지에 따라 도로 한쪽 주민은 백신을 맞고, 다른 쪽 주민은 맞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같은 구역 내에선 모든 이가 백신을 공평하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점령 지역 내 팔레스타인인에겐 백신을 제공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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