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제충격 극복도 'K자 양극화'…개도국 고통↑
선진국은 적극적 재정정책 가능…개도국은 통화가치 폭락 우려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개발도상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야기한 경제적 충격을 극복하는데 선진국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 이후 선진국은 빠르게 경제를 회복하는 반면, 개발도상국은 회복이 더딘 'K자 양극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은행(WB)은 작년에 코로나19로 경제적 타격을 받은 남미 국가들의 올해 1인당 국민소득 반등 폭이 2.8%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프리카 국가 대부분도 국민소득 상승 폭이 0.1%에 불과할 전망이다.
반면 올해 동아시아 지역의 국민소득은 6.8% 증가할 것이라는 게 WB의 예측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대부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WB는 2022년 남미와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의 1인당 국민소득이 2011년보다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빈국과 부국의 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선진국의 경우 중앙은행과 정부가 적극적인 통화·재정정책을 쓸 수 있는데 반해 개발도상국은 그럴 여유가 없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빈 브룩스는 "선진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국채를 발행하면서도 저금리를 유지할 수 있지만, 개발도상국의 경우 자칫 통화 가치가 폭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사실상 제로금리를 한동안 유지키로 했기 때문에 개도국 중앙은행도 통화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를 다소 덜 수 있는 상황이지만, 개도국들은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주저하고 있다.
WSJ은 브라질의 예를 들었다. 지난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쓴 탓에 통화가치와 국채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올해는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개도국의 수익원이 줄어든 것도 경제 정상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주노동자들의 송금은 개도국이 달러를 얻는 주요 수익원 중 하나로 꼽히지만, 지난해 7% 감소했다. 올해는 감소 폭이 7.5%로 확대될 전망이다.
관광산업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또한 각종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개발도상국의 경우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것도 아픈 대목이다.
각국 정부의 투명성과 효율성의 차이도 코로나19 극복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남미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알론소 세르베라는 "멕시코에서 기업들의 가장 큰 불만은 인플레이션이나 세금이 아닌 범죄와 부패, 관료주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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